'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한남3구역, 1750억 ABCP 차환한다

종전 PF ABCP, 16일 만기…이번주 '최저금리' 금융사 선정
발행금리 높아질 듯…'대주단 협약' 등에 PF시장 안정 기대
  • 등록 2023-05-12 오전 5:12:47

    수정 2023-05-12 오전 5:12:47

이 기사는 2023년05월11일 17시1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유동화증권(ABCP)이 오는 16일 만기를 앞두고 차환발행된다. 증권사들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하며, 최저금리를 제안한 금융기관을 이번주 중 새로 선정한다.

기준금리가 작년 5월보다 높아졌고 지난 3월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른 만큼 발행금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PF 대주단 협약’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장치가 강화되고 있어 금리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사진=연합뉴스)
◇ 종전 PF ABCP, 16일 만기…이번주 ‘최저금리’ 금융사 선정


11일 건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관련 1750억원 규모 PF ABCP를 차환발행하기 위해 이번주 내 최저금리를 제안하는 금융기관을 선정한다.

차환발행이란 만기가 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건설이 증권사들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하며, 주관회사가 기존 유진투자증권에서 다른 곳으로 바뀔 수도 있다.

앞서 SPC 블랙홀제육차는 작년 5월 17일 PF ABCP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1750억원을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출해줬다. 조합이 대출원리금을 지급해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는 구조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며, 이 ABCP의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에 대해 연대보증약정을 맺고 있다. SPC 운영 관련 업무는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업무위탁계약, 자산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해서 수행해왔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원 수만 4000여명에 이르며 총 사업비 7조원, 예정 공사비 1조888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사업시행계획 인가일은 2019년 3월 29일이다. 오는 2025년 3월 착공 및 분양 예정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 3월 용산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연내 이주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가 조합원들이 분양가를 이유로 법원에 낸 관리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발행금리 높아질 듯…‘대주단 협약’ 등에 PF시장 안정 기대

이번에 차환이 이뤄질 경우 기존에 발행금리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PF ABCP가 발행됐던 작년 5월 17일 당시만 해도 기준금리가 1.75%로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 전이었던 만큼 단기금융시장 금리도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PF ABCP 금리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4.2% 밑으로 떨어졌던 PF ABCP 금리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수요 감소로 다시 상승했다.

PF ABCP 금리 추이 (자료=삼성증권)
A1등급 PF ABCP 3개월 기준 평균 거래 금리는 4.4~4.5%까지 상승했다. A2등급 PF ABCP 3개월 평균 거래 금리는 지난 3월 초 7% 초반 수준에서 8.9%까지 상승하면서 A1등급보다 더 크게 뛰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에 동결하면서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43%까지 떨어지고, A1등급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도 4%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단기금융시장 금리가 안정됐지만 PF ABCP는 반대로 움직인 것.

다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대주단 협약’ 체결로 금융기관들이 PF 익스포저를 줄이면서 PF ABCP 수요가 감소했고, 그 결과 PF ABCP 금리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PF 대주단 협약이란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개별적 채권자들이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채무를 처리하자는 일종의 약속이다. 대주단 간 협의로 채권 재조정을 거쳐 가능하면 사업장을 정상화해 채권을 회수하자는 취지다.

3개 이상 금융기관이 총 100억원 이상을 대출해준 사업장에서 시행사나 시공사가 일시적으로 돈을 갚지 못했을 때 이 대주단 협약이 적용된다. 협약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은행, 금융투자사,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부실채권투자사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등 총 3780여곳이다.

이번 대주단 협약은 참여 금융회사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 데 의미가 있다. 기존 참여 대상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업, 저축은행 등으로 한정됐다. 하지만 이번 협약은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유암코 등 상호금융권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PF ABCP 금리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 수석 연구위원은 “PF ABCP 금리가 상승한 것은 대주단 협약을 앞두고 사업장별 ‘옥석 가리기’가 일어나 수요가 감소하고, 금융기관이 PF 익스포저를 줄여서 발생한 일시적 요인으로 보인다”며 “옥석 가리기가 끝난 후 정상 사업장 위주로 PF ABCP가 유통될 경우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고금리 단기금융상품 수요가 살아나 PF ABCP 금리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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