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결제 갈등]②업계가 반대하는 이유..협회는 '곤혹'

  • 등록 2013-09-11 오전 12:31:04

    수정 2013-09-11 오후 1:46:58

[이데일리 김현아 김상윤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휴대폰 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논란이다. 중소기업들이 키운 시장에 대기업이 진입하는 게 온당하느냐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지난 2008년 SK마케팅앤컴퍼니(현 SK플래닛) 사례를 떠 올리고 있다. 당시 SK는 중소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게 아니라 다날·KG모빌리언스·인포허브 등 기존 3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중소업계가 뭉쳐 1년여를 싸우자 포기해야 했다. 휴대폰 결제시장에서 왜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걸까.

특허로 성장한 시장, 대기업 상품구성력이 끼워팔기로

2000년 상용화된 휴대폰 결제서비스는 다날, KG모빌리언스, 인포허브가 서로 특허 공방을 벌이면서 키워 온 시장이다. 그런데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다날과 계약,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직접 영업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

이데일리가 다날, KG모빌리언스, 인포허브,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상대로 LG유플러스의 휴대폰 결제시장 진출 논란에 대해 질의한 결과 당사자인 다날과 LG를 제외하고 나머지 회사 4곳 중 3곳은 반대, 1곳은 중립이었다.

KG모빌리언스(046440)는 지난달 28일 “LG유플러스가 중소·중견기업 시장을 부당하게 침범해 시장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신문고, 동반성장위원회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KG모빌리언스 측은 원가수수료(청구 및 수납 수수료) 정책을 결정하는 원천사업자가 결제대행(PG) 시장에서 재판매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건 공정 경쟁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원가수수료를 조절하면서 PG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방식으로 시장을 넓히는 건 공정거래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재판매 형식으로 영업을 하는 만큼 가맹점 영업 및 정산수수료가 조금 높을지라도 이용대금 청구 및 수납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낮게 가져가면서 전체적으로 수수료 부담을 낮춰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갑(甲)이 을(乙)의 영역에 진출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또 휴대폰 결제 외에도 신용카드 결제, 계좌이체, 인터넷전화, SMS, 인터넷 회선 등을 결합상품(Package) 형태로 묶어 파는 등 일반 PG사들은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KG모빌리언스는 실제 영업현장에서 LG유플러스가 결합상품과 최저 수수료를 제안하는 홍보문건도 증거로 제출했다.

LG유플러스가 영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문건. 저가 수수료와 패키지 묶음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내용이 있다. KG모빌리언스 제공.
통신사는 휴대폰 결제 시장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LG유플러스가 해당 정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휴대폰 결제를 위해 가맹점과 계약할 때 얻는 정보를 휴대폰 판매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마치 신용카드사가 VAN(결제승인대행업체)을 겸업하면서 다른 카드사 앞단에서 정보를 긁어가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전화결제협회는 ‘곤혹’…재판매 시장 정비해야

국내 휴대폰 결제 시장은 10년 넘게 전문업체 3곳은 이용자와 계약하고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이동통신 3사는 이용자에 대한 청구 및 수납대행을 해 왔다.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눌러 500원, 1000원 등을 결제하는 서비스가 대중화된 것은 이 같은 협업 덕분에 가능했다. 만약 한 이통사라도 직접 휴대폰 결제시장에 진출했다면, 통신 3사 간 경쟁 관계를 고려했을 때 활성화되기 어려웠다. 통신사 관계자는 “KT출신들이 만든 모빌리언스는 KT와 SKT는 다날과 친했지만 시스템이 연동돼 소비자들은 아무런 불편을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화결제서비스협회 관계자는 “LG유플러스,다날 모두 회원사여서 2008년처럼 협회이름으로 성명서를 내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는 없는 처지”라면서도 “이통사 진출에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G모빌리언스 관계자는 “커지는 재판매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와 논란인 측면보다는 이 서비스의 주요 축을 맡는 이통사가 들어와서 문제”라면서 “전문업체들이 일궈 온 휴대폰 결제 시장을 이통사가 직접 장악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관련기사 ◀
☞ [휴대폰결제 갈등]①LG유플, 무리한 진출로 전자금융감독규정 위반
☞ [휴대폰결제 갈등]③전화결제서비스 시장의 변천사
☞ [휴대폰결제 갈등]④LG유플의 해명..그래도 남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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