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인텔' 벤치마킹..브랜드 육성 고민中

"B2B도 최종 승부처는 이미지"
"아직은 초보단계..소비자 선택에 영향"
  • 등록 2013-05-04 오전 6:00:00

    수정 2013-05-04 오전 6:00:00

포스코 광양제철소 자동차강재연구센터의 초경량차체.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대표적인 B2B 소재산업인 철강업계에 ‘인텔 인사이드’를 벤치마킹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인텔 인사이드’란 산업재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인텔이 시작한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산업재 분야에서 성공신화로 불리고 있다. 인텔은 1990년대 자사의 칩을 내장한 PC외형에 ‘인텔 인사이드’ 마크를 붙이면 PC제조사에 가격을 인하해줘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29일 업계 따르면 포스코는 기술의 결정체 ‘수퍼철강’으로 꼽히는 고강도강인 ‘트윕(TWIP:Twinning Induced Plasticity)강’ 브랜드를 좀 더 알리기 위한 내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박용삼 포스코경제연구소 박사는 “철강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가격, 품질 경쟁에 이어 최종적인 싸움은 결국 이미지가 될 것”이라며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최종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투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우선 월드베스트 제품으로 꼽히는 제품들의 브랜드 육성 전략을 고민하고 있으며, 트윔강의 브랜드 강화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트윕강은 일반 강판에 망간을 섞어 기존 강판보다 강도는 3배 높은 반면 무게는 30% 이상 가벼워 ‘꿈의 소재’로 통한다. 2003년부터 연구에 착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10년 말 일본과 유럽을 제치고 양산에 성공했다. 이론상으론 가능한데 실제 생산라인에서 만족할 만한 품질이 나오지 않아 실패를 거듭했지만 ‘끝까지 완수하라’는 최고경영진 지지로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트윕강은 안전성이 가장 요구되는 범퍼 내부 뼈대와 차량 측면 뼈대에 사용된다. 자동차 무게를 10%, 연료비는 최대 7%,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 줄일 수 있다. 2015년도에는 매출 1조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니온스틸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을 사용한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로비의 모습. 유니온스틸 제공.
명품을 표방하면서 브랜드화를 업계 처음 시도한 업체는 유니온스틸이다. 유니온스틸(003640)은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을 지난 2011년 공개한데 이어 이번달 가전제품용 컬러강판의 브랜드를 공모했다. 유니온스틸 관계자는 “럭스틸을 기반으로 B2B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 넘어 B2D(BUSINESS TO DESIGNER) 개념으로 마케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리점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공급 루트에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명품’을 주문생산 하는 전략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럭스틸은 ‘럭셔리’와 ‘스틸’의 합성어로 건축자재로서의 역할을 넘어 건축문화의 미학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유니온스틸의 포부를 담고 있다.

동부제철 제공.
동부제철(016380)도 지난 2011년부터 매년 3개 이상의 명품화 추진 제품을 선정해 ‘동부 프레스티지 제품’으로 명명하고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첫선을 보인 브랜드는 열연무늬강판 선체커드(Sun Checkered), 고급 인쇄 칼라강판 프린테크(Printech), 용융알루미늄 도금강판 알코트(ALCOT) 등 3개 제품이다. ‘선 체커드’는 열연강판에 체크무늬의 타원형 엠보싱 무늬를 준 강판으로 건축 내외장재, 선박 데크 등에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동부제철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선 체커드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업계는 아직까지 가전이나 자동차 등 최종 소비자의 선택에 브랜드가 주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소비가 세분화·고도화할수록 제품이 주는 이미지가 중요해지는 만큼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투자는 철강업체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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