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면 현재의 국내 전력 설비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더딘데다 배터리 기술 도 개선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찮아 논란이 일고 있다.
| ▲ 도요타가 지난 해 11월 동경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카를 위한 전력관리 매니저. 가정의 전력수요가 급상승할 경우 차량의 충전을 자동으로 차단하며, 전력의 여유가 생기게 되면 충전을 재개한다. 도요타 IT사업 자회사인 도요타 미디어서비스가 개발해 5만2290엔(세금포함, 설치비 불포함, 한화 76만4505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
|
올해에는
기아차(000270)가 레이 EV 2500대를, 르노삼성이 SM5 Z.E 500대를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데 그쳐 당장 전기차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를 100만대 정도로 잡고 있는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전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일 한국기계연구원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은 지난 17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2012 디지털 전기자동차 기술워크숍에서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현재의 발전시설 규모의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기 총생산량은 4334.3억 kWh. 휘발유 승용차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환산시 1080억kWh가 되고, 여기에 경유차까지 고려하면 현재의 전기 생산량 수준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휘발유차의 에너지 사용량은 평균출력 100kW의 30%만쓰고, 하루 1시간 주행, 1000만대 보급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정 단장은 "승용차 뿐 아니라 수송분야 전체를 보면 4538억 kWh로 이미 국내 전기 총생산량을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정 단장의 분석은 지난해 9월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 발생이라는 전례가 있었던 만큼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가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2020년이 돼도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의 10%를 차지하기 힘들고, 배터리 성능이 획기적으로 좋아져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 때문.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이 좋아지면(130wh/kg→200wh/kg→700wh/kg) 일회 충전거리도 늘어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 비상시 전기차 전력 꺼내 쓴다..전력 재판매로 돈벌이 가능
아울러 업계는 비상시 가정에서 전기차의 전력을 꺼내쓰는 장치 개발에 나서는 등 `역발상`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닛산은 일본 미츠이 부동산과 지진같은 긴급 상황으로 전력이 끊어졌을 때 전기차 리프에 저장된 전기를 아파트의 비상용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중이다. 올해 9월까지 기술개발을 마치고, 미츠이 부동산이 분양중인 177세대 아파트에 도입할 예정.
도요타도 지난 해 11월 동경모터쇼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카를 위한 전력사용 매니저(H2V Manager)를 공개, 가정 내 전력량에 맞춰 효율적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했다.
한국전력 역시 올해 전기차에 저장한 전력을 비상시에 꺼내 쓰는 '역송전 장치(Vehicle to Grid, V2G)' 실증시험을 시작한다.
피앤이솔루션(131390)이 전기차 전력을 전력망에 올리는 V2G 장치를, 중앙제어가 플랫폼 구축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전력을 저장했다 꺼내 쓰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력 비상사태때 유용할 뿐 아니라, 저렴한 시간대에 전기를 사서 차에 저장한 뒤 비싼 시간대에 전력 재판매 시장에 팔아 수익을 내는 일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작년 빛 못본 벨로스터·i40 "성능,가격 바꿔 재도전"
☞현대차, 지난해 독일서 도요타 제치고 亞 판매 1위
☞1월 셋째주, 코스피 개인 순매수 1위 `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