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19일 09시 0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크레딧 리스크가 있는데다 같은 등급의 다른 공사채에 비해 금리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응찰액 중 입맛에 맞는 금리대만 낙찰을 시키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원성을 산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 9월29일과 10월7일에도 각각 10년물, 5년6개월물 채권을 발행했지만 각각 300억원, 900억원 응찰하는데 그쳐 예정금액인 1000억원에 미달됐다.
이는 다른 공사채가 높은 응찰률을 기록하면서 예정금액을 꽉꽉 채워 발행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18일 입찰을 실시한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만기는 3년6개월로 좀 짧지만 1000억원 예정에 3050억원이 몰려 예정금액을 초과한 18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입찰 미달이 나는 것은 금리 테이블이 다른 공사들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어느정도 오르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한전 공사채도 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재무구조도 문제다. 2008년 유가 폭등으로 원가는 올라갔지만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한국전력은 그해 처음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1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4년 연속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응찰금액 가운데 낮은 금리를 써낸 일부만 낙찰시키는 관행에 대해 시장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7년물을 발행할때 응찰 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0.04%포인트 높은 수준이었지만 이중 300억원어치만 전일 민평금리 수준에서 발행해 시장 참가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응찰금리에 따라 마음대로 낙찰수량을 정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좋지 않다"며 "지난 7년물 발행으로 빈정상한 투자자들이 이날 본떼를 보여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공사채를 사들이면서 5년 이상 장기 공사채 발행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한전의 경우 최근 7년물 사태 여파가 있었던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