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29일 09시 2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자본금 37억원 짜리 작은 회사가 모회사로부터 받은 대규모 증자금을 선주사의 대출 채권 사는데 모두 쏟아부었다는 것이 선박금융의 구조상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자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선주사의 유동성을 돕고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돈을 받아야 할 조선사가 왜 선주사 채권을 사주는지에 대한 설명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 증자 받아 대출채권 매입..배후엔 현대중공업?
공시대로라면 코마스 유상증자 대금은 보유중인 선박의 실소유주인 선주사 대출채권에 투자됐다는 것이다. 라이베리아 소재 선주사는 통상적으로 선박 발주를 위해 편의상 만들어 놓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배를 만들어 파는 조선사도 아니고, 왕성한 사업활동을 벌이지도 않는 페이퍼 컴퍼니에 가까운 소규모 해운업체가 SPC 선주사의 대출 채권에 투자했다는 것은 코마스에 돈을 쥐어준 현대중공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매출 채권과 같은 영업용 채권이 아닌 단순 투자자산을 직접 갖고 있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도 "금융회사가 아닌 곳이 대출채권을 매입할 가능성은 낮다"며 "현대중공업이 직접 투자하면 공시의무 등 정보공개 요구가 거세질 것을 우려해 상대적으로 이 같은 의무가 덜 한 코마스를 활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선박대금 떼였나? 시장서 `설왕설래`
선주사의 발주 선박을 현대중공업이 떠안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선주가 건조된 배의 선박 인도 대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남아있는 중도금 채권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고, 배를 아예 포기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자회사 유상증자, 선주사의 대출 채권 취득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배를 만들어주고 돈을 받아야 할 조선사가 거꾸로 선주사에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메이저 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경우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거래해 왔던 선주사들이 일정 수준의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유동성 지원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갑작스런 돌발 상황으로 선박 대금 납입이 어려워 질 경우 선박 인도를 연기하거나 리세일(Resale·다른 선주를 찾아 배를 파는 것)하는 경우는 있지만 선주사의 채권을 사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코마스의 선주사 대출 채권 취득은 수익을 목적으로 한 단순 투자일 뿐 특별히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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