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체력이나 운동신경에 `자신있다` 말한다. 40대 매형은 골프채 잡은 지 이제 1년 정도, 라운드도 제법 했다. 처남은 골프채를 잡은 지 6개월 됐고 필드 경험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둘이 동반 라운드에 나섰다.
매형은 첫 홀에서 생애 첫 버디를 잡아냈다. 파3홀이었는데 약간 덜 맞은 7번 아이언 샷이 그린 앞에 떨어져 기가 막히게 바운드 되면서 홀 1.5m에 붙었고 스트레이트 라인이었던 버디 퍼팅이 부드럽게 성공됐다. 헛스윙만으로도 오버파를 기록한 처남은 매형이 늘 버디를 잡는 줄 알았단다.
다음 홀에서 둘은 담배를 나눠 피우며 사이좋게 골프를 이야기했다. 구력 1년과 반년짜리 골퍼는 골프가 ‘재미지다’고 낄낄거렸다. 누구는 굴리고 누구는 날리며 홀 쪽으로 갔지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재밌지?” “재미있는데요”라고 속삭였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사실상 거기서 끝이 났다. 이후 도대체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손아귀에 힘이 잔뜩 들어간 매형은 왼쪽으로, 골프보다 야구에 몸이 익어 있는 처남은 오른쪽으로, 그 넓은 페어웨이를 무슨 38선 너머 비무장지대로 생각하는지 절대 가운데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티 샷을 날리면 캐디의 고개가 한번은 왼쪽으로, 또 한번은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갔다가 푹 숙여졌다. 티 안 내려고 하지만 공 찾을 걱정에 땅이 꺼질 듯 한숨 쉬는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손목 롤링을 하지 않고 치면 그나마 공이 떴지만 대체로 급격하게 닫히는 클럽 헤드 덕에 볼은 대부분 왼쪽으로 크게 휘거나 땅을 파고들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있는 힘껏 때릴 욕심에 잔뜩 힘들어간 팔만 바람소리를 내며 허공을 가른다는 점이다. 몸통은 대체로 쓰지 않고, 있는 대로 힘들어간 팔을 휘두르는 것이다. 팔로만 하는 스윙은 잡아 당기기 쉽고 가뜩이나 스트롱그립 때문에 왼쪽으로 휘는 공을 더 왼쪽으로, 완전히 보내 버렸다. 몸은 못 따라 가고 팔만 돌아 갔다.
처남은 완전 반대였다. 야구스윙에 익숙한 탓인지 몸통이 먼저 돌며 팔은 못 따라 온다. 손목 롤링은 안되고 클럽은 열려 공은 오른쪽으로 나간다.
처남의 공은 뜨기는 했다. 팔이 몸통을 못 따라 오면서 클럽헤드가 열린 채 공을 때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의 문제는 퍼팩트(Perfect)하게 하나다.
둘의 공통점은 몸통과 팔이 따로 논다는 것이다. 매형은 팔이 먼저, 처남은 몸통이 먼저 돈다. 팔이, 정확하게는 그립을 잡은 손이 스윙 내내, 적어도 임팩트 순간만이라도 몸통의 한가운데에 있으면 볼이 그렇게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난초를 치지는 않는다.
그저 몸통과 팔이 함께 움직이기만 하면 공은 똑바로 갈텐데… 입이 부르트도록 말을 해도 둘은 왼쪽과 오른쪽으로 그 넓은 페어웨이를 가운데 두고 쫘~~악 찢어져 다녔다.
다음 번 라운드 때는 매형과 처남 사이가 좀 가까워질 수 있을런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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