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차백신연구소(261780)가 대상포진 백신 CVI-VZV-001(이하 VZV-001)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VZV-001 임상 1상에서부터 글로벌 1위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 연구를 실시해 우수성까지 확인했다.
특히 최근 국내 대상포진 백신의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싱그릭스에 이어 국내 두 번에 단백질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임상 2상과 3상을 빠르게 실시해 제품 출시까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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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는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건강한 성인 3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8주 간격으로 VZV-001를 2회 근육 투여해 안전성(Safety) 및 내약성(Tolerability)을 확인한다.
이번 임상 1상 결과에 더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이유는 글로벌 점유율 1위 제품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Head to Head) 연구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싱그릭스는 2018년 미국 판매 시작 이후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글로벌 넘버원 대상포진 백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인 싱그릭스를 허가 하면서 기존 ‘약독화 생백신’을 맞은 사람도 싱그릭스를 다시 접종해 예방 효과를 높이는 것을 권고했을 만큼 효과 측면에서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임상 1상은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인 만큼 대조군까지 만들어 데이터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차백신연구소는 더 빠른 VZV-001의 개발을 위해 임상 초기 단계부터 FDA 허가를 획득한 싱그릭스와 비교 연구로 디자인했다.
현재까지 이뤄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VZV-001는 싱그릭스 대비 두 배 이상의 세포성 면역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성 면역반응은 체내에서 T세포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면역 반응이다. 백신이 효과적으로 면역을 유도하려면, 체액성 면역(항체 생성) 뿐 아니라 세포성 면역이 함께 활성화 되는 것이 중요하다.
차이는 ‘면역증강제’
차백신연구소 VZV-001와 GSK 싱그릭스 모두 항원으로 ‘gE’(glycoprotein E)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gE는 대상포진에 감염되는 경우 세포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당단백질 표면 항원이다.
두 백신의 가장 큰 차이는 면역증강제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병원체의 특정 단백질만 포함하기 때문에 이를 단독으로 주입했을 때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어렵다. 이에 면역증강제와 함께 투여되는데,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는 싱그릭스의 면역증강제와 다른 TLR(Toll-like receptor, 톨유사수용체)를 자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싱그릭스가 사용 중인 면역증강제 ‘AS01’의 주요 성분은 TLR4를 자극한다. 반면, 차백신연구소는 TLR2와 TLR3을 동시에 자극하는 자체 개발 면역증강제 ‘Lipo-pam’을 사용했다.
따라서 TLR2와 TLR3을 동시에 자극하는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VZV-001은 세포성 면역반응과 항체 활성화가 우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상 2상 이미 준비 중
차백신연구소는 아직 임상 1상 투약 환자에 대한 팔로우업 단계이지만 임상 2상에 대한 디자인을 고민 중에 있다. 임상 2상에서 최적용량이 확인되면 역시 팔로우업 기간에 3상까지 준비해 최대한 빨리 상업화 한다는 계획이다.
차백신연구소 관계자는 “싱그릭스의 최대 단점이 접종 부위 통증과 몸살 등의 가벼운 부작용이 있는데 임상 1상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VZV-001는 통증이 훨씬 적었다”며 “임상 2상에서 이런 측면을 포함시켜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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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백신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첫 단백질 재조합 백신인 싱그릭스 출시 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경쟁력 있다”라며 “국내 두 번째 단백질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을 내놓기 위해 빠른 속도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870억 원으로 재작년보다 105.8% 확대됐다.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40억달러(5조2800억원)에 달했다. 이 시장은 연평균 7.6% 성장해 2030년에는 113억달러(14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