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글로벌 LP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투자사 대표의 마인드였다.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으로 제2의 금융 전성기를 노리는 영국에서 벤처캐피탈(VC)들이 가장 따져야 할 것은 ‘장·단기 수익 여부’가 아니라 ‘내가 발굴하고 투자한 스타트업이 무궁무진한 성장성을 갖고 있냐, 아니냐 여부다’라는 진정성 있는 마인드가 시장을 움직였다. 영국 기반의 딥테크(deep-tech·단순 서비스 개발이 아닌 과학적 연구 또는 기술적 도전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 기술)투자사이자 영국 자본시장 내 ‘작은거인’으로 통하는 언룰리캐피탈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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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이 대표가 이끄는 언룰리캐피탈은 영국의 신생 딥테크 투자사로,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투자 대상으로 하는 2600만파운드(약 460억원) 규모의 1호 딥테크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테크와 기후기술, 신재생에너지, 푸드테크, 우주공학 등으로, 주로 극초기에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수소에너지 기반의 항공기 제조업체 비욘드에어로와 전기차 데이터 스타트업 볼테라스, 대규모 플랑크톤 양식 스타트업 아쿠안조, 탄소포집 스타트업 씨바운드, 저탄소 건축 스타트업 쿠빅 등이 있다.
대학교 연구실에서 혁신 기술이 탄생할 순 있을지 몰라도 이를 상업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 않냐는 질문에 모레이 대표는 “상업화하기에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때문에 미래가 어떠할지 예견하고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창업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시 창업자의 어떠한 점을 특히 눈여겨 보느냐는 질문에는 “뛰어난 창업자들이 공통된 특성을 갖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진입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고, 그들의 기술을 어떻게 해서든 작동시키려는 의지가 크다”며 “이러한 의지와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을 드라이브하고, 여러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인물인지를 본다”고 대답했다.
언룰리캐피탈은 특히 내년부터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투자도 적극 고려할 예정이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는 영국 기반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했다면, 이제부턴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와 아프리카, 일본, 한국까지 투자 보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모레이 대표는 “지금 당장은 인도와 아프리카 스타트업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일부 스타트업은 투자를 검토중이다”라며 “점진적으로는 한국과 일본 등으로 뻗어 나갈 예정이다. 한국엔 특히 제조업과 반도체 부문의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즐비해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룰리캐피탈의 비전을 물었다. 프란체스코 모레이 대표는 “여느 VC이던 마찬가지이겠지만, 퀄리티 높은 창업자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주며 함께 성장하고, 스페이스X와 같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브랜드있는 딥테크 투자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