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획]②반도체가 국내산업에 미친 영향

설계·장비·제어 등 연관산업 발전…우수인재 양성에도 한 몫
수출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1983년 이후 수출액 63배↑
  • 등록 2013-08-19 오전 5:54:29

    수정 2013-08-19 오전 5:54:29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어느 산업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은 컴퓨터, 스마트폰, 생활 가전 등 첨단 IT 제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시킨 원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나아가 반도체 세계 1등의 자신감과 실력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동반 성장하는 시너지를 발휘했다.

업계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국내 전자업체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은 반도체 기술 발전에 따른 후광효과가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장비·제어기술 산업 등 동반성장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도약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박영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지난 30년간 반도체 업종 인력들이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며 “아울러 반도체 자체 산업뿐만 아니라 생산 설비, 제어 기술, 센서기술 등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시켰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김석기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는 “과거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전기전자 전공자들이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1980년대 이후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정부와 관련 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로 연구활동 환경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연구환경 개선은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액 현황.(자료 무역협회, 단위: 백만달러, %)
◇하루에 1억 4000만 달러 수출하는 ‘효자’

반도체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종목으로도 꼽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983년 8억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3년 만에 두 자리수인 13억 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면서 반도체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지 8년 만인 1994년에 100억 달러(106억 3600만 달러)의 수출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2006년에는 260억 달러까지 수출규모가 늘어나면서 국가 전체 수출액의 15%를 기록하는 등 대표적인 수출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504억 3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에 약 1억 4000만 달러를 수출한 셈이다. 수출규모도 30년 전보다 무려 63배나 늘어났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당 1달러대에 불과한 제품의 하루 수출규모가 1억 달러(약 1563억 원)를 넘는다는 것은 대단한 수치”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이 수출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1992년부터 2003년까지 12년 동안에는 반도체가 국내 수출품목 가운데 부동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동개발·대기업 공격적 투자 결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빠르게 강국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1980년대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공동개발에 나섰던 점과 지속적인 대기업의 투자확대를 꼽을 수 있다.

주 위원은 “198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주도로 당시 금성반도체, 삼성, 현대전자 등이 참여한 4M D램 개발을 위해 뭉쳤던 것은 큰 의미”라며 “이후 반도체 기업들이 꾸준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 치킨게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83년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한 이후 한국 반도체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우뚝섰다. SK하이닉스 청주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제품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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