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KT지배구조 안정화가 경제민주화"

"재벌과 경쟁 힘겨워..주인없는 KT가 잘 돼야 한다"
"동반성장 매진하면서 이익 내는 KT 만들겠다"
  • 등록 2013-03-04 오전 12:02:42

    수정 2013-03-04 오전 9:15:3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제민주화라는 주장 때문에 시끄러웠는데, KT의 거버넌스 시스템이 안정되고 성공하면 비로소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석채 KT 회장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13’ 참석 차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찾아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이 회장은 정치권의 KT 지배구조 개입 논란에 대해 긴 시간을 할애해 자신의 뜻을 밝혔다.

KT(030200)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지배구조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평소 소신이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여서 더 관심이다.

“재벌과 경쟁 힘겨워..주인없는 KT가 잘돼야”

이 회장은 “내가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게 KT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것”이라면서 “YS 정부 때 공기업민영화를 하려 할 때나 재벌이 자기 부모에게 기업을 물려받지 않고 지분을 팔려 할 때도 재벌끼리 돌려막기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실제로 재벌과 경쟁해 보면 설명할 수 없는 힘과 무게를 가진 큰 얼음과 부딪히는 것 같다”면서 “어떤 재벌도 외부에서 다양한 인재를 수혈하지 못하지만 KT는 경영자 시장을 열었고,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 모빌리티(계층 이동성을 의미)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KT의 성공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언론에 대한 소회와 함께 여성 대통령과 여성 임원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언론이 (광고주인) 재벌에서 자유롭나”라고 물으면서 “우리는 프롤레타리아 기업”이라고 말해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주인 없는 기업이 외부의 힘으로 거버넌스 시스템이 바뀔 우려가 있을 때 우리 노력으로 지키기는 어렵지만,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여서 다행”이라고 언급한 뒤,“여성 임원을 많이 기용한 이유는 새 정부에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여성들의 강점 때문”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KT처럼 주인없는 회사는 자기도 모르게 꽁무니가 뒤로 빠지는데 여자들은 안 그런다”면서 “작심하면 앞으로 돌진한다”라고 부연했다.

“동반성장 매진하면서 이익 내는 KT 만들 것”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와 협력해 협력사들과 동반성장하고, KT의 혁신도 완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가정책 따로 기업 따로는 아니다”라면서 “기업활동을 국가정책에 맞춰 함께 해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잘 나가던 기업이 성장을 멈추는 이유는 자기 것을 지키려 하고 혼자 다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현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만났을 때 “타이젠 프로젝트에서 내 이익을 버리고 생태계를 만들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올해 KT의 차세대 시스템인 BIT(Business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를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며, 기업문화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KT가 통신만으론 살 수 없으니 비통신으로 가자고 했지만, 노조원 중 한 명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어서 비통신 계열사의 성과를 KT 본사 직원들도 받을 수 있도록 성과급 체계를 조정했다”면서 “기업문화의 A부터 Z까지 모두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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