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3D TV 정반대 전략..대륙별 판도 바꿨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LG전자(066570)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3D TV 시장점유율을 야금야금 뺏어가고 있다. 변방인 신흥국을 먼저 공략한 뒤 점차 주요 시장으로 공략 범위를 넓혀가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LG는 아태 지역 1위에 이어 남미와 중동·아프리카(중아) 지역에서도 삼성을 바짝 따라붙고 있다. 전 대륙에 걸쳐 3D TV시장의 절반 이상을 먹었던 삼성의 독주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12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남미 3D TV 시장에서 1%포인트 격차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1%포인트였던 두 회사간 점유율 격차는 ▲2분기 27%포인트 ▲3분기 23%포인트 ▲4분기 1%포인트 등으로 좁혀졌다.

▲삼성과 LG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3D TV 점유율(중국,일본 제외). LG전자는 이 지역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43%의 점유율로 1위에 오른 LG는 올 1분기에는 남미 지역에서 삼성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LG가 이 지역 3D TV시장에서 1위에 오르면 아태 지역에 이어 LG가 접수하는 2번째 대륙이 된다.

LG는 지난해 4분기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태 지역에서 42%의 점유율로 삼성(3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지역에서 LG는 2분기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중아 지역 3D TV시장에서도 삼성과 LG는 45%대 35%의 점유율로, 10%포인트 격차를 두고 싸우고 있다. 이 지역에서 삼성의 점유율 50%가 깨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G가 30%를 넘은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삼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지역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삼성은 이들 지역에서 여전히 40%를 훌쩍 넘는 점유율로 LG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삼성과 LG의 남미지역 3D TV 점유율. 지난해 4분기 두 회사간 격차는 1%포인트로 좁혀졌다

LG가 아태·남미 등지에서 선전하는 것은 변방(신흥시장)부터 훑은 뒤 주요 시장(선진국)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인, 넓은 의미에서의 `바톰 업(bottom-up)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편광필름패턴(FPR)방식을 사용하는 LG는 삼성의 셔터글라스(SG)방식에 비해 원가 부담이 적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3D TV를 공급할 수 있다.

반면 삼성은 프리미엄 제품인 3D TV의 수요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톱 다운(top-down)`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들 지역의 TV 수요도 브라운관(CRT) TV에서 점차 고급 제품인 LED TV, 3D TV 등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신흥 시장에서 가전제품을 토대로 쌓은 브랜드 이미지가 3D TV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주면서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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