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올해 영업환경 좋다`..진짜일까

환율 1080원-항공유 121불 예상
지난해는 긍정적 전망했다가 뒤통수 맞아
  • 등록 2012-02-05 오전 9:09:08

    수정 2012-02-05 오전 9:09:08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작년 한해 실적 악화로 혼줄 났던 대한항공(003490)이 올해 또한 긍정적 영업환경을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예상대로 환율, 유가가 진정된다면 실적이 나아지겠지만 만약 악화될 경우 리스크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올해 매출 12조8200억원, 영업이익 82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A380 항공기 등 총 14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하고, 총 1조815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주요 경영변수다. 대한항공은 올해 항공유가 배럴당 121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환율은 달러-원 환율 기준으로 1080원, 금리는 0.3%(3개월 리보 기준)로 예측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예상이라기보다 희망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만약 대한항공 수치가 맞다면 올해 장사는 정말 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항공유 121달러는 작년 전체 평균(대한항공 급유 기준) 129달러보다 8달러나 낮은 수준이다. 현재 125달러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만약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나 또 다른 악재가 터질 경우 단숨에 130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현재 두바이유가 들썩이고 있어 조만간 항공유시장에도 이 영향이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환율 또한 연초 1155원 정도였고, 현재는 1120원선이다. 아직 올해가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평균이 1080원에 그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무리다.

대한항공의 엇박자 전망은 작년에도 있었다. 작년 대한항공은 환율 1150원, 유가 배럴당 85달러(WTI 기준)를 전망했다가 예상보다 훨씬 나쁜 대외 환경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작년 대한항공의 목표치는 매출 12조4700억원, 영업이익 1조2800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매출 11조8053억원, 영업이익 3941억원 달성에 그쳤다. 순손실은 2343억원이었다.

작년 실적 악화는 거의 대부분 유류비 증가 때문이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만약 대한항공이 작년 항공유 급등을 예상하고 선물 투자에 나섰다면 실적은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좀 더 보수적으로 잡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대한항공, 작년 순손실 2343억원..`헛장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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