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한진그룹, 결국 희망퇴직 이어 임금반납

대한항공·한진해운, 업황 악화에 구조조정
직원들 "또 인건비부터 줄이나" 볼멘 소리
  • 등록 2011-10-23 오전 9:04:02

    수정 2011-10-23 오후 5:21:18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재계 10위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대한항공(003490)은 희망퇴직을, 한진해운(117930)은 임원 임금 10% 반납을 실시키로 했다.

국내 대표 운송업체들로 구성된 한진그룹은 작년에 초호황기를 보냈다. 대한항공, 한진해운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것. 이탓에 이번 대책에 대한 직원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작년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임금 등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는데 결국 빼든 카드가 인건비 줄이기"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 대한항공·한진해운, 인건비 줄이기 나서 대한항공은 만 4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조종사 제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지난 18일 공지했다. 접수는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회사측은 희망 퇴직자들에게 최대 24개월 가급금 지급(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차등지급), 퇴직후 최대 2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 관계자는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정년 이전 퇴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진해운은 임원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에 나섰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최은영 회장, 김영민 사장 등 임원 51명이 이달부터 급여의 10%를 반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한진해운의 이같은 행보는 `선제적 대응` 성격이 짙다. 경기 불황으로 고객 물량은 딸리는데 유가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환율마저 급등하면서 외화부채가 더욱 늘어났기 때문.

사측이 염려하는 더 큰 문제는 부채비율이다. 항공, 해운업체는 항공기, 선박 가격이 만만치 않아 원래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의 재무구조개선약정 단골 손님이다.

게다가 업황이 악화되면 금융권의 빚 독촉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작년말 기준 대한항공,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각각 409.1%, 261.2%에 달했다. 그룹 관계자는 "높은 부채비율로 금융권의 통제가 심해진다면 항공기 구입 등 공격적 경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직원들 "어려울 때 참아줬는데..또" 불만 사측의 결정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일단 임금에 대한 불만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임금은 4% 내외 인상에 그쳤다. 당시 노조원들 가운데 일부는 "불황기(2008~2009년)에 연봉을 동결하면서 참아줬는데 물가인상률만도 못한 임금이 웬말이냐"고 항의했지만 노조는 사측과 합의했다.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한 직원은 "다른 대책도 많은데 가장 먼저 빼든 것이 구조조정"이라며 "분위기가 이러니 내년 연봉 협상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사측에서 과도하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인건비 줄이기가 되레 그룹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이번 조치는 금융권에 `우리도 이처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너무 앞서 나갔다. `한진그룹이 그렇게 안 좋나`라고 보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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