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애경계열 제주항공, 적자 먹구름 언제 걷히나?

에어부산·진에어 작년 흑자전환 했는데…
비행기 팔아 빚갚아..비용 절감 안간힘
  • 등록 2011-04-07 오전 9:10:00

    수정 2011-04-06 오후 3:42:23

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05일 11시 1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국내 저가 항공사들이 적자의 암운에서 벗어나 하나둘 실적 개선의 과실을 맛보고 있다. 대한항공(003490) 자회사 진에어가 작년 출범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아시아나항공(020560) 계열사 에어부산 역시 손실에서 탈피하는 모습이다.

반면 애경계열의 제주항공은 가장 먼저 발을 내딛었지만 후발주자인 두 동생들에 비해 성적표는 초라하다. 특히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저가 항공 3사는 모두 양(+)의 매출 총이익을 기록했다. 그 동안 저가 항공사들은 매출액이 매출원가를 밑돌아 장사를 해도 손에 남는게 없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셈이다.

출범 후 연평균 1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와 12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나타냈던 진에어의 경우 작년 75억원의 영업이익과 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에어부산 역시 출범 후 2년간 각각 80억원대의 영업적자와 60억원대의 순손실 상태가 지속됐지만 작년에는 영업이익 36억원, 순이익 5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제주항공 실적 및 재무구조 추이(출처: 사업보고서)
하지만 맏형 제주항공은 여전히 만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작년 60억원의 영업손실과 111억원의 순손실 상태. 다른 두 저가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작년에 200억원의 매출 총이익을 기록했지만 258억원을 판관비용으로 쓰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문제는 실적 악화가 재무 구조 부실로 전이되면서 회사의 기초체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667억원 수준이었던 총차입금은 2009년에 97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이자 비용도 늘어 2009년에는 이자비용으로 60억원을 지출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007년 70%에서 2009년 83%로 치솟았다. 60%대의 차입금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는 진에어, 차입금이 아예 없는 에어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빚 부담이 높은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제주항공은 작년 보유중인 비행기를 팔아 빚을 갚았다. 항공기와 엔진을 처분해 마련한 645억원의 돈은 고스란히 장단기 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를 갚는데 쓰였다. 이에따라 1000억원에 육박했던 총차입금은 작년말 22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작년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본수혈이 단행되면서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지만 부채비율은 569%로 여전히 과중한 상황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고무적인 사실은 제주항공의 작년 손실 규모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며 "그러나 국내선에서 경쟁업체들간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 지속된다면 향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9년 272억원의 영업적자와 333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지만 작년에는 각각 전년비 25%, 33% 수준으로 적자폭을 상당부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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