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가 온다)⑧코바워런트, 성공의 조건은?

한국, 코바워런트 도입으로 파생상품시장 1위도 기대
투자자 교육이 코바워런트 시장 성장 `관건`
기초자산 확대로 투자기회 늘려야
  • 등록 2010-09-02 오전 9:20:00

    수정 2010-09-02 오전 10:18:47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홍콩에서의 조기종료 ELW `흥행성공`이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까.

오는 6일 국내시장에 코바워런트(조기종료 ELW)가 첫 선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바워런트 도입을 놓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정부가 제한적 도입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한국에서도 조기종료 ELW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코바워런트를 통해 파생상품 시장에서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이 1위인 홍콩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 코바워런트가 안착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한국, `코바워런트`로 파생상품 1위 넘볼 것  

홍콩은 조기종료 ELW를 도입한 이후 파생상품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때마침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불안정으로 인해 변동성 수준이 증가, 조기종료ELW시장이 급성장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추세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하는 조기종료 ELW에 매력을 느끼며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기종료 ELW 성장에 힘입어 홍콩은 파생상품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2위인 한국에서 조기종료 ELW가 성공을 거둔다면 홍콩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 리 도이치증권 아시아지역본부장은 "홍콩 인구보다 한국인 수가 훨씬 많고 국민적 성향 또한 ELW 투자에 적합하기 때문에 코바워런트까지 가세한다면 머지 않아 홍콩을 넘어서 파생상품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 교육 활성화 `관건`

하지만 국민적 성향만으로는 시장을 키울 수 없다. 새로 선보이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 교육이 절실하다. 홍콩에서 조기종료 ELW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또한 발행사와 거래소에서의 적극적인 투자자 교육에 있었다.

크리스 리 본부장은 "발행사와 홍콩 거래소는 조기종료 ELW의 관심을 끌고 투자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주요 위험과 고려사항을 교육하기 위해 공공 투자자 교육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교육은 워크샵, 대규모 세미나, 출판, 온라인 자료 등의 형태로 행해지고 이러한 활동적인 투자자 교육을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인 것이 급성장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와 발행사들도 투자자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주기적인 투자자 교육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나이 한국투자증권 DS부 팀장은 "거래소와 공동으로 투자자 교육에 나서는데 언제든지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웹사이트, 핫라인 등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을 이용해 투자자 교육에 나서고 있고 월 2회씩 주기적으로 투자 교육을 실시, 필요에 따라 횟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자산 확대로 투자기회 늘려야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조기종료 ELW를 도입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제한적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초자산을 코스피200지수에만 범위를 국한시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스타 지수는 헷지의 어려움이 있고 해외지수는 실시간 시장조치 및 공시 등의 어려움으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며 "개별주식 종목은 헤지물량 출회에 따른 시장충격 및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CBBC의 종목수는 지난 6월 현재 1053개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코바워런트의 기초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바워런트가 신중하게 도입되는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코스피200에만 국한시켰지만 반대로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든 셈"이라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기초자산을 해외 지수, 코스닥 지수 등으로 넓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바워런트 시장 규제·감시 철저해야
 
코바워런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만큼 시장 감시 체계가 중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ELW 시장이 급성장한데 따른 불공정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코바워런트에 대한 감시를 도입 초기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
 
거래소에 따르면, 2006년 ELW 예방조치요구 건수는 98건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 315건으로 급증했고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493건, 503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201건을 넘어선다.

ELW의 불공정거래는 가장 매매를 이용한 단순 시세조정과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공급의무 위반을 비롯, 최근에는 첨단 금융기법등장과 불공정 거래수법 지능화까지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는 코바워런트와 관련 코바 대상주식연계 허수성 호가, 코바 대상주식연계 시세조정 등을 중점 감시사항으로 두고 있다.

황교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과장은 "일반 ELW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코바워런트의 불공정거래를 원천봉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거래소 내부에 분쟁조정팀을 통해서 무료로 법률 자문도 받을 수 있게끔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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