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블록버스터 등극할 K신약은? 렉라자 vs 엑스코프리 vs 짐펜트라

  • 등록 2024-11-21 오전 10:30:19

    수정 2024-11-22 오전 7:07:21

이 기사는 2024년11월19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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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관문을 뚫은 국내 바이오(K바이오) 신약이 속속 나오면서 어느 국산 약이 가장 먼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등극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글로벌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는 의약품을 뜻한다. 현재 국산 치료제 중에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블록버스터 유력 후보로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SK바이오팜(326030)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셀트리온(068270)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등을 꼽고 있다.

‘렉라자’ 블록버스터 등극 시점 2027년→2026년 가능할까?

증권가에서는 렉라자의 블록버스터 등극 시점이 기존에 예상했던 2027년에서 2026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매출뿐 아니라 유럽·중국·일본 매출이 합쳐진다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렉라자를 2018년 1조4000억원에 기술도입한 얀센의 모회사 존슨앤드존슨(J&J)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최소 연매출 50억달러(한화 약 6조6600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해당 요법이 시장을 최대 50%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경쟁약인 ‘타그리소’의 글로벌 매출은 58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30조원에 이른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이다.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0%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전망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상치를 제시한 메리츠증권은 렉라자의 미국 매출이 내년 3억640만달러(약 4300억원), 2026년 8억1810만달러(약 1조1500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유럽·중국·일본 매출은 2억9440만달러(약 4100억원), 7억7460만달러(약 1조8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이면 미국 매출과 유럽·중국·일본 매출이 각각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 셈이다.

유한양행이 수령할 렉라자 판매에 따른 로열티 비율은 10~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간값인 13%로 계산할 경우 내년 7810만달러(약 1100억원, 2026년 2억710만달러(약 2900억원), 2027년 3억6650만달러(약 5100억원)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2030년에는 판매 로열티로만 5억7340만달러(약 8000억원)를 수령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분기 美 매출 성장한 엑스코프리, 블록버스터 등극 시기는?

SK바이오팜은 2029년까지 엑스코프리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매출의 성장 속도와 미국 외 지역 출시가 맞물리면서 블록버스터 등극 시점이 1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 2019년 11월 FDA에서 허가받고 이듬해 6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미국에서는 직접 판매 체제를 구축, 가동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파트너사인 안젤리니파마를 통해 2021년 3월 허가를 획득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직판 체계를 구축한 미국 외 100여 개국에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엑스코프리는 미국 출시 이후 매분기 매출이 성장해왔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엑스코프리 매출이 1052억원, 3분기 11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최대 4250억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는데, 올해도 50% 이상 커질 것으로 본 것이다.

SK바이오팜은 2029년까지 엑스코프리를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등극 예상 시점이 1년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엑스코프리 예상 매출은 2025년 5750억원, 2026년 7120억원, 2027년 8170억원으로 추정됐다. 추정치로 계산한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24%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8년엔 엑스코프리 매출 1조원이 가능하다.

엑스코프리의 매출은 적응증 확장, 수출 지역 확대 등을 통해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적응증을 전신 발작으로 확장하고, 소아·청소년까지 연령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신 발작 임상 3상의 톱라인 결과는 내년 말까지 확보하고, 소아를 위한 경구 현탁액 제형을 내년 중 승인 신청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협의 중이다. 아시아 지역 출시를 위해서는 최근 완료한 한·중·일 임상 결과를 내달 미국뇌전증학회 (AES 2024)에서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 기준 10조원에 달하며, 이중 최대 시장인 미국이 약 55%(5조 5000억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 뇌전증 치료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의 매출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짐펜트라 하나로 매출 1조 가능할까?

셀트리온은 짐펜트라 하나로 내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대한민국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러한 목표 시기가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블록버스터 목표 시점은 가장 빠른 축에 속하지만 실제 매출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더딘 상태이기 때문이다. 짐펜트라의 3분기 매출은 64억원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짐펜트라 매출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SK증권은 짐펜트라의 매출 추정치를 올해 2180억원에서 311억원으로, 내년 5697억원에서 2626억원으로 하향했다. 당초 SK증권의 짐펜트라의 올해 매출 추정치가 95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짐펜트라의 내년 예상 매출을 기존 1조원에서 4626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의 3분기 매출액은 64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 연간 가이던스가 2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내년에 짐펜트라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부터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산하 보험사의 환급이 확대되고, 짐펜트라가 유일한 인플릭시맙 SC 제형으로 환자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에 성장성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달 미국 3대 PBM 등재를 완료하면서 90%의 PBM 커버리지를 달성했다. 미국에선 PBM이 처방약 관리 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PBM 목록 등재는 미국 의료보험 급여 체제에 편입됐다는 의미다. 회사에 따르면 대형 도매상뿐 아니라 중소 도매상과 계약도 체결하고 있으며, 처방량과 출하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주요 PBM 등재 이후 보험사 환급이 개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4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며 “분기 매출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애브비의 면역질환 블록버스터 ‘스카이리지’도 출시 첫 분기 매출은 600억원 수준이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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