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은 빠른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진단 지연으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곤 한다. 실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의사의 병 진단 중 오진율이 가장 높은 질환은 뇌졸중이다. 다른 연구에서도 뇌졸중의 오진율은 약 18%로 심장마비(약 2%)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신경과 전문의인 신동훈 휴런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 신속하고 정확한 뇌질환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신동훈 대표는 “신경과 의사로서 뇌질환 환자들을 보며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며 “이에 2017년부터 AI를 활용해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중증 뇌질환의 조기 진단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제품은 총 5개로 뷰노(338220), 제이엘케이(322510) 보다 많다. 현재까지 총 33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 태국 최대 헬스케어 유통 기업과 판촉 계약을 맺었다. 회사 측은 내년 매출 추이를 지켜본 뒤 기술특례상장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CT 뇌질환 진단 분야 기술력 국내 톱...주요 제품은
휴런의 AI 솔루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뇌질환 진단의 정확성과 속도 때문이다. 현재 보유한 17개 제품 중 최근 FDA 승인을 받은 비조영 CT 영상 분석 솔루션 ‘Heuron ICH’는 뇌질환 선별, 알림 목적으로 받은 한국 최초 AI의료기기다. 회사 측에 따르면 경쟁사인 제이엘케이는 MRI에 강점이 있지만 휴런은 CT 제품이 더 인공지능 의료 데이터 학습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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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런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뇌졸중 진단 솔루션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비조형 CT를 찍자마자 대혈관 폐색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해 의료진이 신속히 추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이 6시간 이내인데, 응급실에서 즉각 비조형 CT로 대혈관 폐색 가능성을 예측해 주는 솔루션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며 “해당 솔루션은 이미 국내 병원과의 임상시험에서 의료진 도착 시간과 기계적 혈전 제거술 시행까지의 시간을 각각 40%, 26% 단축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자사 AI 솔루션이 의료진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닌, 진단의 보조 역할을 수행, 의사들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 솔루션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진료의 정확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의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FDA 승인, 아시아서 신뢰 ‘보증수표’...먼저 “아시아 시장 넘버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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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 공략에 대한 휴런의 적극적인 접근을 강조하며 신 대표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뇌신경계 진단 솔루션의 필요성은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에서 신뢰받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런은 국내외 주요 병원들과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AI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 상장 전에는 마지막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휴런이 한국과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뇌질환 AI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