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가 팬택 13만대 선구매했지만..위기여전

  • 등록 2014-04-10 오전 12:15:35

    수정 2014-04-10 오전 8:56:4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회사들이 지난 3월 총 13만 대 분량의 팬택 단말기를 선구매했지만, 팬택의 유동성 위기는 여전하다. 팬택은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이통사들에 4월에도 단말기를 선구매 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통사들도 최대한 돕겠다는 입장이나, 팬택 회생이 가능할지 걱정이다.

9일 통신업계와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통3사는 13만대 분량의 팬택 단말기를 선구매했다. SK텔레콤(017670) 6만 5000대, KT(030200) 3만 5000대, LG유플러스(032640) 3만 대 정도다.

팬택이 요구한 15만 대에는 조금 모자라고 팬택과 이통사 간 과거 장려금 정산과 물량 공급이 얽혀 있어 팬택이 13만 대 분량의 어음을 확보한 것은 아니나,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팬택은 4월분으로 13만 대 물량의 선구매를 요청했는데, 이통사들도 사업정지에 따른 책임감으로 성의를 보이겠다는 견해이지만 물량에는 이견이 있다. 4월은 이통3사 전부 사업정지가 끼어 있는 시기인 이유에서다.(SK텔레콤 4월 5일~5월 19일, KT 4월 26일까지, LG유플러스 4월 27일~5월 22일).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불법보조금 경쟁을 벌여 사업정지가 된 탓에 팬택이 더 어려워진 부분이 있지만, 평소 월 20만 대 수준을 팔다 워크아웃 상태까지 갔다면 팬택 자신도 피나는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팬택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면 유통재고 60만대(자체 유통망 포함) 분량의 대량 부실 채권이 발생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통사들은 통신사 재고만 24~26만 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단말기 글로벌 경쟁력

이통사들은 팬택을 도와도 채권단 실사 이후 금융권에서 추가자금을 수혈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출고가 80만 원으로 24만 대 재고로 보면 대충 2000억 원 수준인데 (팬택 부도 시) 이를 떠안게 된다”면서 “팬택은 한글과컴퓨터 같은 국민기업이었는데, 중국이나 인도업체에 인수돼 쌍용차의 전철로 가거나 삼성이 인수해 현대·기아차 모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키아나 소니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외에 제3의 제조업체를 국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사업정지 기간 중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팬택이 알뜰폰(통신재판매)에 공급되는 중저가 보급폰이라도 많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갤럭시S5 등 전략폰의 출고가가 줄줄이 인하되는 상황에서 팬택은 더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지난 3월 6일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단말기 보조금 이용자 차별로 사업정지가 불가피하다면서 팬택 등 중소제조업체의 피해가 심각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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