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안좋은데..건설사 새주인 나타날까

현대건설, 내달 매각작업 개시.. 대우건설 지배구조 변경
쌍용건설·남광토건·신성건설 등 중견사도 줄줄이 대기
  • 등록 2010-05-23 오전 9:17:21

    수정 2010-05-20 오후 3:43:18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건설의 새 주인찾기를 시작으로 건설업계에 인수합병(M&A)이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여파로 중소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등 건설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건설사 M&A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대형사로는 현대건설,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본격화한다. 중견사로는 신성건설이 내달 M&A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고, 잠재적 매물로 꼽히는 쌍용건설, 남광토건 등도 연내 매각추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대건설 매각가격 3조원대 예상.. 범현대家 인수전 참여 주목

정책금융공사는 내달 현대건설(000720)에 대한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M&A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정책금융공사 지분 11.12%를 비롯해 채권은행 주주협의회에서 총 38.51%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지분 38.51%를 전량 매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대건설 인수에는 대략 3조~4조원대의 인수대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후보로 범현대가인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KCC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우선주 포함)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을 누가 인수할지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범현대가 후보군의 현대건설 인수여력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실제 인수전  참여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이 2007년 3조1000억원에서 올 1분기 9300억원으로 줄어 인수여력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면서 "현대차그룹도 매출액 1조원의 현대엠코라는 건설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에 집착해 온 현대그룹의 경우 최근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으로 인수전 참여가 불투명해졌다.

대우건설(047040)도 내달 대주주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뀐다.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는 다음달말까지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와 금호그룹 계열사로부터의 대우건설 지분 `50%+1주`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대우건설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SI) 유치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 신성건설 내달 입찰실시.. 중소건설사 M&A 신호탄

중견건설사로는 다음달 신성건설의 M&A가 윤곽을 드러낸다. 신성건설은 `미소지움` 아파트브랜드로 알려진 국내 건설업면허 제4호의 중견건설사다. 지난 2008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작년 12월 회생계획인가(법정관리) 결정을 받았다.
 
신성건설의 M&A는 6월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아 예비실사 기간을 거쳐 6월23일 경쟁입찰을 실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성건설의 법정관리 기간이 많이 남아있고, 건설경기도 최악인 현 시점에서 굳이 M&A를 진행하는 것을 볼때 인수에 관심을 갖는 복수의 후보군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광토건도 대한전선이 최근 2대주주 지분인수로 단독경영에 나섬에 따라 향후 매각추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선 대한전선이 회사 주력사업인 전선산업에 집중키로 함에 따라 남광토건에 대해선 경영안정을 모색한 후 적당한 인수자 물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매각에 나서더라도 흥행이 쉽지않아 지금 당장 매각추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남광토건 매각설은 루머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단독경영으로 회사 경영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작년 매각작업이 유찰된 쌍용건설은 건설불황과 다른 대형 건설사 M&A와 시기적으로 겹친다는 점에서 내년이후로 매각작업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자산신탁의 잇단 매각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매각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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