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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교수는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분이 그것도 근무 중에 쓰러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뇌혈괸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서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이어서 수술을 할 의사가 없는 것에 공분하여 의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방 교수는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대형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게 현실이고, 그 큰 아산병원도 단 2명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한 분은 해외학회 참석 중이셨고, 또 한 분은 지방 출장 중이셨다. 머리를 여는 개두술이 필요한데, 그걸 할 수 있는 의사가 병원에 없었다. 그래서 그날은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니라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했으나 결국은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 교수는 본질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선 중증의료제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혈관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다 못해 없다”며 “(아산병원 같은) 큰 대학병원은 그나마 뇌혈관외과 교수가 2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라고 말했다.
방 교수는 “그나마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교육시켜서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뇌혈관외과 의사의 길보다는,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 뇌혈관내시술 의사의 길로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물론 뇌혈관내시술 의사가 더 편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머리를 열지 않으니 그쪽으로 더 많이 지원한다”라고 했다.
또 “거기다 뇌혈관외과 의사로서 세계 유수의 의사들과 실력을 경쟁할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적어도 40대 중반은 돼야 하는데, 그렇게 돼도 1년에 휴가 10일 정도 외에는 일만 하는 기계처럼 근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실은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하게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있는 뇌혈관외과 의사가 날밤새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별로 없다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들도 제발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시고 중증의료분야 지원, 뇌혈관외과분야 지원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 밥그릇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아셨으면 한다”라소 호소했다.
방 교수는 “우리가 그토록 존경했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님이 그렇게 중증의료치료에 매진하다가 나가떨어지신 진짜 배경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 누구 책임자 처벌하고 끝나는 식이 아니라 고갈되어 가고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 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 개산 만이 이런 안타까운 일이 안 생길 수 있는 근본 대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공공 의대 만들어서 의사 수 늘린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다. 대학병원 뇌혈관외과 교수하다가 일의 강도나 스트레스에 비해 너무나도 개인적인 희생이 크니 중간에 교수직 그만두고 나가서 의사가 되는게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라며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에 있는 저도 한목소리 낼 테니 국민들도 도와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