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 사활 건 은행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간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은 6조5641억원 증가했다. 한달간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으로는 2020년 5월(7조4328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작년 5월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 대출 수요가 폭증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괄목한 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올해 1~4월까지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19조6213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위기가 없었던 2019년 1~4월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9조5761억원)과 비교하면 약 2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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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규제를 고려하면 무조건 기업대출을 늘려야 할 상황”이라면서 “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시중은행들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4일 우리은행은 ESG 우수기업 대상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우리 ESG 혁신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신한·하나은행 등도 지난달부터 ‘한국판 뉴딜 및 ESG경영기업 금융지원’을 주제로 신용보증기금과 협력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ESG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지속 경영이 가능한 우량 기업들이 많다”면서 “우량 기업을 발굴한다는 면에서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규제 환경도 고려‥출혈경쟁은 부담
하지만 한정된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은행권의 경쟁은 확산하면서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긴급대출 만기 연장 시한이 만료되면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 때를 대비해서라도 우량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우량 기업을 제대로 판별할 능력을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도 많다.
게다가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하면 우량 중소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지난 3월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7%다. 전월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해 착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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