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전' 날았다..역대 매출낸 삼성·LG "올해 전망도 밝다"

삼성 279조·LG 74조…최대 매출 달성
"삼성, 올해 300조 시대 간다"…가격 인상 등 호재
"OLED TV 올해 800만대↑"…전장 흑자전환도 관건
  • 등록 2022-01-08 오전 8:01:52

    수정 2022-01-08 오전 8:02:45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AR 기반의 미래 차량 운전 경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반도체와 가전이라는 주력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한해 역대급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반도체와 가전의 강한 수요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 매출 300조원 돌파를 하고, LG전자 역시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자료=삼성전자
“반도체 끌고, 폴더블폰 밀고” 삼성 ‘279조’ 역대최대 매출

삼성전자는 연간기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이 279조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83% 늘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반도체 슈퍼 싸이클’이었던 2018년 243조7714억원을 훌쩍 넘긴 역대 최대치다.

연간 잠정 영업이익은 51조57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29% 증가했다. 2018년(58조8000억원)과 2017년(영업이익 53조6000억원)에 이은 역대 세번째다.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47%, 52.48%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2.73%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7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9조원, 디스플레이(DP) 1조3000억원, 휴대폰(IM) 2조7000억원, 가전(CE) 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시나 반도체의 힘이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업계에서는 “반도체의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글로벌 세트업체들의 서버용 D램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비중이 크진 않지만 비메모리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도 단가 상승, 수율 개선 등도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2년째 지속하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펜트업(보복소비) 수요가 살아나며 완제품(TV·가전·모바일 등) 부문의 판매도 역대급 실적을 뒷받침했다. 갤럭시 Z폴드3, Z플립3 등 폴더블폰 판매를 비롯해 태블릿, 웨어러블 판매도 견조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TV, 가전사업부문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를 등에 업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서 호조를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게 나타난 영업이익의 경우 성과급 지급, 마케팅비용 증가, 원자재값 상승 등 각종 비용 증가에 따라 예상보다 하락했다.

자료=LG전자
LG전자도 첫 70조원대 매출…가전분야서 세계 1위 월풀 제칠 듯

LG전자도 지난해 잠정 매출액으로 74조7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28.7% 증가한 것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61조~63조원대에 머물러 있던 매출액이 7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최대 실적을 일궜지만, 영업이익 ‘4조원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LG전자의 연간 잠정영업이익은 3조86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했다. 또,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7%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도 11.8% 늘어났다.

호실적의 1등 공신은 자타공인 가전이다. 업계에서는 생활가전(H&A사업본부)과 TV(HE사업본부) 모두 선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4분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펜트업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음에도 LG오브제 컬렉션·올레드TV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하며 매출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매출 기준 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월풀에 2조원 이상 앞서 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영향이 악재로 작용해 수익성은 떨어졌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68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0% 감소했다. 전기대비로는 26.1% 증가했지만, 3분기의 경우 ‘볼트 화재’에 따른 충당금이 영향을 미쳤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전장(전자장치)사업의 경우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있었던 탓이다.

LG전자가 美 서부시간 4일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를 개최한고 인공지능 기반 미래 자율주행차의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LG OMNIPOD)을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LG전자)
“반도체의 봄, 300조 시대 올 것”…“가전 이어 전장 성장 가속화”

올해 전망도 ‘장밋빛’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전망도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시작돼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2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 330조원, 영업이익 68조원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회복세를 맞이하며 올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봤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이 봉쇄 조치되며 공급 축소가 계속되자 낸드 가격 인상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시스템판도체’ 1위를 꿈꾸고 있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단가상승과 시스템반도체 판매 증가 영향도 독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또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양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확대로 인해 5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이번 CES 2022 행사를 통해 공개된 갤럭시 S21 FE 모델에 이어 머지않아 갤럭시S22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8000만대 수준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휴대폰 부문의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해선 OLED 물량 감소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이 지속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LG전자도 매출액 8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LG전자가 올해에도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한 프리미엄 가전을 필두로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사에선 가전부문에서 연간 영업이익으로 2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과 함께 TV부문에서도 OLED TV와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며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OLED 시장이 올해 8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프리미엄 TV 수요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설립 이후 10년 연속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전장사업이 올해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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