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코스피 '숨고르기'…주도주에 만들어진 매물벽

1분기 월별 코스피 고점 2.6%대 감소세 기록
한달간 개인 7조 순매수, 기관·외인 6조 순매도
연기금, 코스피 대형주 매도…"주도주 매물벽 형성"
"연기금 주식 목표비중 규칙 변경 전까지 반등難"
  • 등록 2021-04-02 오전 12:10:00

    수정 2021-04-02 오전 12:1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올 들어 코스피 고점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연기금의 매도 행진으로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등 주도주에 매물벽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4월에도 코스피 시장이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고점은 1월 3266포인트, 2월 3181포인트, 3월 3097포인트를 기록했다. 2월과 3월 전월 대비 모두 2.6%대 하락세를 보였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2분기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은 평균 3423.33포인트다. KB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4월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2분기 평균치보다 낮은 3200포인트대로 제시하고 있다. 2분기 초반 횡보 장세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스피 월별 고점 (그래픽=이미나 기자)
1Q 코스피 고점 하향세…개인 ‘사고’ 연기금 ‘팔고’

증권가는 1분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관망세 속에 기관의 매도세와 개인의 매수세가 대척점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개인은 6조9402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5조5920억원, 외인은 1조240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사들인 것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두드러진 가운데 개인은 저가 매수세로 집중됐다. SK증권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섹터에서 개인은 3조5817억원 규모를 사들였지만 기관은 2조5291억원, 연기금은 1조75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여기에 예탁금은 국내 증시를 점차 이탈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예탁금(장내파생·거래예수금 제외)은 1월 4일 기준 68조2873억원에서 3월 31일 62조62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코스피 지수 버팀목이 됐던 개인의 순매수 강도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월별 개인 순매수 금액은 1월 약 26조원 규모에서 2월 10조원, 3월 8조원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연기금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에 정해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넘어서면 물량을 매도해야 하는 자산배분 재조정 원칙 때문이다. 1분기 연기금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업종의 코스피 대형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연기금의 순매도 종목은 삼성전자(5조3077억원), LG화학(051910)(1조957억원), SK하이닉스(000660)(1조269억원), 현대차(005380)(8312억원), 네이버(035420)(7457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7408억원), 삼성SDI(006400)(7299억원) 등이다.

연기금 순매도 현황 (그래픽=이미나 기자)
연기금 매도 2Q 지속 전망…“공매도·마진콜 여파도 주시”

금융투자업계는 연기금의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2분기에도 코스피 시장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유지 규칙 변경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달 검토키로 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연기금 관련 규칙 변경에는 당분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4~5월까지는 지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분기 주요 매도 종목으로 꼽혔던 2차 전지 등 업종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 등 소식 이후 불확실성에 초기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헤지펀드 마진콜 사태에 따른 나스닥 시장의 흔들림, 공매도 부분 재개 등도 지수 하락 요소로 꼽힌다. 공매도는 오는 5월 3일 코스피 200 종목 등에 한정돼 부분 재개될 예정이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매물벽이 만들어져 강하게 반등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1차 금리상승 충격은 시장에 반영됐지만, 최근 헤지펀드 마진콜 여파에 미국 나스닥 시장이 흔들리고 있고 60조원 이상 자금이 주식매수 대기 자금으로 있는 점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부터 대형주 공매도가 재개되면 다수 종목에서 지금보다 큰 하방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중 실적 시즌과 맞물려 코스피 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주가는 밸류에이션보다 기업 실적 변화에 민감한데, 이달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양호하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월 발표되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증시에서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익이 줄었던 자동차, 에너지 등의 순이익도 올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1분기 실적개선 강도가 강할수록 연말까지 이익 전망치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게 이어지며 주가지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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