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리틀보이`가 떨어졌다. 인류 역사상 첫 원자폭탄의 사용이었다. 반인륜적이었다. 7만명이 즉사했고 20만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한국인도 3만명이나 포함됐다. 당시 히로시마 인구는 35만명 수준이었다.
|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만들어 낸 버섯 구름(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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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에 떨어뜨린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인해 전범국 일본은 피해자의 가면을 뒤집어썼다. 사흘 뒤 나가사키에 투하된 또 다른 원자폭탄 `팻맨` 이후 일왕은 항복 선언을 했다. 원자폭탄으로부터 인류 문명 파괴를 막겠다는 황당한 사유를 대면서.
이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인한 사망자 집계는 어려움이 따른다. 피폭 이후 수년에서 십수년이 지나서 질환을 얻는 경우 조사가 여의치 않다. 이런 후발성 장애를 아우르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는 70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 일본은 11년이 지난 현재도 사고를 수습 중이다. 지난 4일 후쿠시마에 쌓아둔 오염수를 방출할 시설 공사에 착공하면서 일본은 이 물을 바다에 흘려보낼 계획에 돌입했다. 계획대로라면 이 시설은 내년 6월 완공,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방류를 시작한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현재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오염수 130만t 이상을 보관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정화하면 세슘을 비롯한 62가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 미량의 핵종 등은 걸러지지 않는다. 오염수 방출의 위협은 누구도 계산할 수 없다.
당장 한국, 중국, 대만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전국 어업 종사자와 국민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해양 방류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도 지난달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 정식 인가 이후 해양 방출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본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