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2019년 5월 집에서 함께 술을 나눠 마시던 아버지(당시 93세)를 말다툼 끝에 둔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수사를 받던 동안엔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지 않다가 1심 법정에서 ‘아버지가 자신에게 성폭력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의 진술이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다”면서도 “피고인의 법정 진술이 진실일 가능성도 함부로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이미 사망한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처벌을 감수하려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후 기소 전까지 약 8개월 동안에는 정당방위 주장을 안 하다가 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기로 했는지 의문”이라며 “가족들이 자신을 냉대하는 것 같아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숨진 아버지가 웃옷을 벗고 있었다는 주장과 자신의 치마가 벗겨졌다는 주장도 아버지 웃옷과 A씨 치마에 혈흔이 있는 점으로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렸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