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 있었다”…K리그 현역 선수, ‘병역비리 의혹’ 검찰 조사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에서 뛰는 현역 선수가 병역 면탈 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진=방인권 기자)

2일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K리그1에서 활동하는 선수 A씨는 지난달 30일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조사받았다며 소속 구단을 통해 자진 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뇌전증을 이유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최근 허위 서류를 꾸며 병역 면탈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직업 군인 출신 40대 구모씨의 도움을 받았다.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면제 방법을 알려주고 한 사람당 수천만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프로배구 선수인 OK금융그룹 조재성(27)씨의 병역 면탈을 도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역 입영 대상자였던 조씨는 뇌전증 증상을 거짓 호소해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거짓으로 뇌전증을 꾸며 병역을 면탈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구단에 “지병이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A씨의 검찰 기소가 결정되기 전까지 경기 출전을 정지하고 유죄가 확정되면 정식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병역 관련 상담 의뢰자를 모집하고 구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브로커 김모씨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군 전문 행정사 출신인 이들이 특정 의료기관과 유착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또 병역 기피 의심 대상자에 고위 공직자 또는 법조계 자제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병역 기피 의심자들은 일반인을 포함해 70여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