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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격이 급등한 대파는 지난해 겨울에 심어 출하 중인 겨울 대파다. 겨울 대파는 따뜻한 남부 지방인 전남 신안·영광·진도에서 90% 이상을 재배하고 있다. 이번 겨울 한반도 전국을 강타한 한파와 폭설로 인해 대파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9년 파 가격이 낮아 산지 농가에서 파 생산 면적을 줄인 영향도 있다.
aT의 ‘2021 대파 유통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도매시장 대파 반입량은 3만6267t으로 전년 같은 기간 7만4217t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대파 수확량 급감에 따른 수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농작물과 축산물 특성상 한철 냉해와 질병 등 재해를 겪으면 다시 처음부터 재배 또는 사육해 시장에 공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올 들어 대파뿐 아니라 두부와 콩나물, 쌀, 달걀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치솟은 밥상 물가에 소비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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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파 마저 최근 소비자가격이 3.5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체감 장바구니 물가 충격은 더욱 크게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달걀과 대파는 가정과 음식점에서 여러 음식에 흔하게 사용하는 주 식재료기 때문이다. 현재 마트에서 달걀 한 판과 대파 1kg만 사더라도 무려 1만5000원 이상 써야한다.
영화 제목으로도 쓰인 ‘파송송 계란탁’이란 말은 흔한 라면 조리법을 묘사하는 평범한 말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식재료 물가 상황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농산물 뿐만 아니라 국제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4월 이후로도 ‘밥상물가’ 안정화가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분식집과 실내 포장마차에서는 라면 한 그릇에 넣는 달걀과 파의 양을 줄이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예 대파 토핑을 강조한 ‘대파라면’ 메뉴 출시를 검토하는 가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2017년 달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돌파했던 이른바 ‘계란파동’ 당시 기본 라면에서 달걀이 빠지고 별도의 ‘계란라면’ 메뉴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계란대파라면’ 등과 같은 메뉴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마냥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