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현금통' 없앤 시내버스 내년에 더 늘린다

현금승차 폐지 시범사업 확대
사업자 2→4곳으로 늘리고 기간도 내년 6월까지
사실상 현금승차 폐지 수순
"고령층·해외 관광객 불편" 우려도
  • 등록 2021-12-13 오후 4:09:17

    수정 2021-12-13 오후 9:12:3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현금 대신 카드로 요금을 내는 서울 시내버스가 내년에 추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내년에 ‘돈통’을 없앤 시내버스 회사를 현행 2개에서 내년 초 4개까지 확대하고, 현금승차 폐지 시범 운영 기간도 6월까지 석 달 연장하기로 했다. 시범운행 버스 확대와 기간 연장을 통해 현금승차 폐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다.

인천시와 부산광역시 등도 현금승차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사실상 ‘총대’를 메면서 눈치만 보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연쇄적으로 버스 요금 납부 방식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전국적인 현금승차 폐지로 고령층이나 외국인 등의 시내버스 이용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사진=방인권 기자)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부터 6개월간 운영키로 한 현금승차 폐지 시범사업 기간을 석 달 연장해 내년 6월까지 진행한다. 현재 시범사업에는 2개 업체의 8대 노선, 171대 시내버스가 참여하고 있다. 전체 7400여 대 시내버스의 약 2.3% 수준이다.

시는 시범운영 기간 연장에 따라 내년 초 시내버스 업체도 2곳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렇게 되면 시범운영 사업자는 총 4개 업체로 늘게 된다.

서울시가 시범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타는 승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2010년 5%였던 현금 승차비율은 2019년 1%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0.8%로 1%를 밑돌았다. 일각에서는 향후 5년 내 0.1% 안팎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금 수입 관리에 매년 수십억원의 유지비용이 꾸준히 들어가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 시내버스의 현금 수입은 109억원에 불과했지만, 현금 승차를 위한 관리비용은 20억원에 달했다. 시는 현금 승차를 없앨 경우 현금 수송차와 폐쇄회로(CC)TV 운영 등 현금 관리에서 새나가는 수 십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스 운전사가 운행 중 잔돈 지급을 위해 단말기를 조작할 때 생기는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다른 지자체 역시 서울시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대전시는 지난 7월부터 1년간 대전~오송 경유 급행버스를 대상으로 현금승차 제한을 시범운영하는 한편 인천에서는 내년 1월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부산 역시 서울 시내버스의 시범 사업 결과를 지켜본 뒤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사실상 현금승차 폐지에 신호탄을 쏘아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눈치만 보던 다른 지자체들이 서울시의 사례를 명분 삼아 요금 수납체제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고령층의 교통카드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가 향후 코로나19 종식 후 서울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의 시내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현금 승차는 잘 안 해도, 혹시 현금 내고 타야할 일이 생기면 어쩌냐”면서 우려를 표했다. 다른 이용자는 “85세인 우리 할머니는 티머니로 충전해 승하차 다 잘한다. 의지의 차이로 보인다”면서 현금승차 폐지를 지지했다.

서울시는 현금 대체 결제수단으로 전환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버스 정류장에 모바일 교통카드를 즉시 발급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부착해 안내하고, 노인과 청소년 등 교통카드 소외 계층에 대해선 현금대체 결제 수단을 홍보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역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편의점 80%가 시내버스 200m 반경 안에 위치해 교통카드 구매와 충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교통카드 충전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의 경우 버스회사에서 관리 직원까지 총동원해 안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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