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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계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이 이달 30일로 다가옴에 따라 삼성 일가가 이번 주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원과 2조~3조원 가량의 미술품,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을 포함해 총 22조~23조원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상속세만 총 12조~13조원에 달하는 만큼, 유산 분배와 재원 마련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유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식’이 어떻게 배분될지가 큰 관심거리다.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4.18%와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의 지분을 보유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될 경우 국내에선 처음으로 ‘30조원’ 이상의 주식재산을 가진 ‘슈퍼 주식갑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이 부회장이 보유한 모든 주식의 평가액은 약 9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20조9100억원 가량으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만 모두 물려받아도 약 30조4000억의 주식 재산을 갖게 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는 이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22조298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아랍 왕족 셰이크 만수르의 재산 34조 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며 “현실화 할 경우 국내에 처음으로 30조원대 슈퍼 주식갑부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을 모두 상속 받을 경우, 나머지 주식이나 부동산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점쳐진다.
법정상속비율 분담 예상도…사회환원 계획도 관심
상속세 부담 완화를 위해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지분을 나눌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주식 지분은 법정 비율대로 돌아가게 된다. 법적상속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눌 경우 배우자인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33.33%), 자녀인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자녀가 각 9분의 2(22.22%)에 해당하는 비율대로 주식을 나누게 된다.
과거 한진 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한 이후 유언장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 지분을 나눴다. 반면 LG그룹의 경우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구 회장의 LG 지분의 78%를 양자인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에게 상속했다.
한편 재계에선 삼성가(家)가 상속 내용과 함께 대규모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조5000억~3조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 1만3000점 중 일부를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것은 물론,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 회장이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에 대한 사회환원 계획을 함께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이 회장은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