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올 초 9만원대에서 이달 들어 6만원대까지 주저앉으면서,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본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3일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공매도와 주가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공매도 금액 1위를 이틀 연속 기록하는 동안 주가는 7만원 선이 붕괴됐고, 올 들어 공매도가 몰렸던 날은 모두 주가가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전자가 올 한해 최대 공매도 금액을 기록한 8월 13일과 이달 주요 거래일의 공매도 액수 및 주가 변동률. 이달 들어 13일까지 유일하게 주가가 올랐던 7일에는 공매도 금액이 62억원에 불과했다. (자료=KRX정보데이터시스템 및 마켓포인트·단위=백억원 및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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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13일까지 공매도 거래대금이 3457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1위였고, 12~13일에도 이틀 연속 공매도 금액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는 이 기간 7만 4100원(9월 30일)에서 6만 8800원(10월 13일)으로 7.15% 하락했다. 특히 이달 공매도가 몰렸던 5일(1040억원, -1.37%), 1일(633억원, -1.21%), 12일(661억원, -3.50%), 13일(532억원, -0.29%) 등 4거래일에 모두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10월에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했던 7일(+0.42%)엔 공매도 금액이 62억원으로 이달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494억원)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 원인을 올 4분기 이후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 및 업황 악화 전망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1조 4000억원 규모 주식 매각 이슈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 2000원에서 8만 9000원으로 3.3% 하향한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수요 둔화에 따른 IT 제품 출하 부진과 메모리 반도체 시설투자 상향 조정 등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 반도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업황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배수 관련 지표들을 좀더 확인하고 매수에 나서야한다”고 짚었다.
약 600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동학개미들은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7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비롯한 호실적을 기록했고, 메모리 업황 악화나 상속세 등도 예상했던 부분인데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올 상반기에도 공매도 금액 상위 3거래일(5월 24·12·11일) 모두 하락했다. 상반기 공매도 금액이 최대였던 5월 24일(978억원)엔 0.50% 하락했고, 12일(924억원, -1.48%), 11일(841억원, -2.40%) 등으로 모두 주가가 빠졌다. 또 삼성전자의 올 한해 최대 공매도 금액을 기록한 8월 13일(1365억원)엔 3.38%나 하락해 당일 코스피지수 하락률(-1.16%)보다 3배 가까운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와 주가 하락의 연관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6월과 9월에 각각 공매도 동향에 대한 자료를 발표하며 “공매도 대금과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가 허용된 삼성전자 등 코스피200 종목은 물론 나머지 금지 종목도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1~3%에 불과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