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미룰까”…계속되는 軍사고에 맘 졸이는 예비 군인·부모들

얼차려 사망 사고 등 최근 軍사고 이어져
“해병대 대신 카투사·행정병” 목소리도
軍 신뢰 하락, 전투력 하락으로 직결돼
  • 등록 2024-06-03 오후 3:00:24

    수정 2024-06-03 오후 7:19:37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연일 군대 내 사망사고가 이어지며 예비 군인들과 아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들은 ‘군대 갈 땐 국가의 아들, 아플 땐 네 아들’식의 군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군 내 사고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군대 내 사망사고는 891건이다. 2020년 55건까지 줄었던 사망사고는 2021년 103건, 2022년 93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군대 내 사망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강원도 인제의 한 군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1명이 사망했고 지난 21일 32사단에서는 훈련 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에는 대민지원을 나왔던 해병대 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입대를 앞둔 아들이 있거나 군에 보낸 부모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20살 아들이 있는 도모(53)씨는 “아들이 (대학)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간다고 하는데 최근 사고 때문에 걱정이 많다”며 “아들에게 한 학기만 더 다니고 입대하는 게 어떨지 물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입대한 아들이 있는 고모(55)씨는 “군대는 내가 복무하던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는 것 같다”며 “사고 이후 아들 걱정이 돼 훈련소 생활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매일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입대를 앞둔 청년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생 박모(20)씨는 “내년에 입대할 예정인데 요즘 뉴스를 보니 입대가 조금 겁난다”며 “몸만 건강히 나오고 싶은데 혹시나 다칠까 입대가 망설여 진다”고 말했다. 특전사·해병대 등을 희망했던 김모(19)씨는 “원래 이른바 ‘빡센 군대’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최근 사건들을 보고 생각이 쏙 들어갔다”며 “조금 늦더라도 준비해서 카투사나 행정병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과 입대 예정자들은 오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리는 얼차려 사망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에 참여해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군 위문 홈페이지 ‘더캠프’에는 ‘4일 기자회견에 참석하겠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입대한 아들이 있다는 한 50대 이모씨는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우리 아들이 안전한 군대에서 복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국방력이 약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7월 채해병 사건 이후 모집한 해병대 1300기는 모집 정원 829명 중 202명만 지원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휘관들의 안전 매뉴얼 숙지 등 교육을 늘리는 한편 ‘안전한 부대’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승필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얼차려 사망 사고 역시 지휘관의 매뉴얼 인식 부족으로 인해 발생했다. 중대장급, 소대장급 이상의 지휘관을 육성할 때 안전 매뉴얼을 평가해 적합도를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와 별개로 실제 당사자인 입대 예정자들이나 부모들에게 안전에 대한 불신을 해결할 수 있는 시청각 자료를 제작, 보급하는 홍보 활동도 함께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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