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주 잘하셨습니다"…오르간 연주자에겐 칭찬이에요

롯데콘서트홀, 26일 '오르간 오딧세이'
오르가니스트 유아라, 발 건반 연주 등 선보여
"오르간의 매력, 하나의 악기로 다양한 소리 표현"
  • 등록 2023-07-05 오후 7:00:00

    수정 2023-07-05 오후 7:39:1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 연주자에게 “발연주가 좋다”고 말하면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르간 연주자(오르가니스트)에게는 더없이 좋은 칭찬이다. 오르간은 양팔은 물론 양발까지 이용해 그야말로 온몸으로 연주해야 하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롯데콘서트홀 ‘오르간 오딧세이’ 중 스크린에 띄운 파이프 오르간 콘솔 발건반 연주 모습. (사진=롯데문화재단)
오르가니스트의 ‘발연주’를 경험할 수 있는 무대가 오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롯데콘서트홀 시그니처 프로그램 ‘오르간 오딧세이’ 올해 두 번째 공연이다. 2017년 ‘오르간 오딧세이’ 첫 번째 연주자로 활약한 오르가니스트 유아라가 올해 다시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지난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유아라는 “오르간은 연주자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같은 악기에서도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이 매력적인 악기”라며 “한국에선 종교적인 악기로 인식되고 있는 오르간의 진짜 매력을 친숙하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아라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발로만 연주하는 곡을 선곡했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작곡가 탈벤볼이 오르간 발 건반 연주로 편곡한 버전이다. 유아라는 “피아노 악보가 왼손과 오른손 연주를 표기한 2단으로 구성돼 있다면, 오르간 악보는 발 연주까지 포함해 3단으로 되어 있다”며 “바로크 시대에는 발 건반이 베이스 역할을 했는데, 낭만시대를 거쳐 현대에 오면서 발 건반도 독립된 성부로 연주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이프 오르간 콘솔을 보면 발이 닿는 곳에 피아노와 비슷한 건반이 놓여 있는 볼 수 있다. 오르가니스트는 발 연주를 위해 신발 밑바닥이 부드러운 가죽으로 돼 있고 3~5㎝의 굽이 있는 ‘오르간 슈즈’를 신는다. 유아라는 “발 앞굽으로 연주할 때와 뒷굽으로 연주할 때의 소리도 각각 다르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 ‘오르간 오딧세이’에서 파이프 오르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유아라 . (사진=롯데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은 합창석 뒤편에 설치돼 있다. 오르가니스트가 이곳에서 직접 연주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대 위 콘솔을 파이프 오르간과 연결해 연주한다. 피아노와 비슷하게 생겨 건반 악기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소리를 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피아노가 줄을 때려 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오르간은 금속관을 통해 소리를 낸다. 또한 악기의 음색을 결정하는 버튼인 ‘스탑’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 파이프 오르간 한 대만으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이유다.

국내 클래식 전용 공연장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것은 롯데콘서트홀이 최초다. 지난 5월 개관한 부천아트센터,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부산국제아트센터에도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거나 설치 예정이지만, 파이프 오르간을 주제로 매년 기획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아직까지 롯데콘서트홀이 유일하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은 오스트리아 오르간 제작회사 리거(Rieger)가 제작한 것으로 5000여 개의 파이프, 68개의 스탑으로 구성돼 있다.

‘오르간 오딧세이’는 다른 클래식 공연보다 저렴한 2만원으로 티켓 가격이 책정됐다. 그러나 파이프 오르간 내부를 보여주기 위한 이원 중계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이 롯데콘서트홀 측의 설명이다. 올해는 테너 김세일이 공연해설자인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다. 유아라는“파이프 오르간은 파이프 개수 못지않게 울림이 중요한데, 잔향이 좋은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파이프 오르간의 매력이 더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오르간 오딧세이’는 오는 12월 20일 한 차례 더 관객과 만난다.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과 콘솔. (사진=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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