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은 앙숙이었다. B는 A의 말실수 탓에 교사에게 크게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후로 사이가 틀어졌다. 한번은 B가 오랜 기간 결석했는데 “A가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친구들에게 하고 다닌 탓”이라고 했다. A군이 공개 사과했지만 B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일로 A군은 학폭위에 회부돼 징계를 받았다.
그러자 B가 앞서와 같은 A의 험담을 친구들에게 하고 다닌 것이었다. B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A를 멀리했던 것이다.
이후 둘은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A는 지난해 B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험담해서 따돌림을 당해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B와 부모는 A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법원은 “‘친구들 험담을 했다’는 말은 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친구들이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A가 2019년 경험한 따돌림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같이 판결했다. 이어 “B는 예전에 A 때문에 억울하게 교사에게 꾸중을 듣고서 기분이 나빠서 험담을 했다고 했다”며 “교우관계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사건 당시 B는 열살 남짓으로 이성과 배려보다 감정에 이끌려 행동하기 쉬운 나이의 어린이였다”며 “성장기 학생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법적 잣대로 평가하면 교실은 법적 분쟁의 온상이 되고 학생은 잠재적 소송 당사자가 돼 버리고 만다”고 하면서 위자료를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