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한국 영토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한국·일본·중국·동남아 국가들 사이에 끼인 작은 섬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과 중국은 이 작은 섬을 두고 으르렁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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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사는 7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과거 국공 내전을 통해 국민당을 대만으로 쫓아내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더한 ‘하나의 중국’(One-China policy) 원칙은 그렇게 나왔다. 중국 입장에서 대만이 독립한다는 것은 곧 공산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의미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제대로 각인시키려면 대만은 반드시 필요한 지역인 셈이다. 중국이 이번에 미국을 향해 ‘말로 위협하는’ 대응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정학적으로 대만이 중국의 태평양 진출·팽창을 막을 교두보여서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건 곧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약화함을 뜻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반도체다. 대만이 보유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 TSMC는 공급망 가치연대 측면에서 핵심 중 핵심이다. 펠로시 의장이 마크 리우 TSMC 회장과 만나는 것은 반도체가 미국 경제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상징이다.
눈앞의 정치 일정도 두 나라의 치킨게임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른다. 그 성패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동력이 판가름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당 대회를 10월께 치른다. 서로 양보 카드를 꺼낼 여지가 어느 때보다 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