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여당을 대표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언론보다 생생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질문에는 “모호하게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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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한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언론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해 우리나라와 대통령에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포노마렌코 대사는 무기 지원을 비롯한 민감한 협력 사안들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던 건 사실이지만 정당 차원의 일이 아니라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처럼 대사가 말했다는 질문에는 “외교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실 담당 영역과 정당의 영역에는 차이가 있다”며 “어느 쪽이든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대통령실에서도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들과 ‘한-우크라이나 자유·평화 연대 특별대표단’을 꾸려 이날 밤 출국한다. 이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러시아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찾아 무기와 식량 지원 등 지원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의원들 총의를 모으지 않고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와도 긴밀히 연결된 사안인 만큼, 자칫 이 대표의 방문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집권당 대표가 정부와 협의 없이 움직이는 모양새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의원총회를 해서 의원 총의를 모으는 등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섣부르게 출국하는 것은 뜬금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