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으로 ‘미스터(Mr.) 반도체’라 불리는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회사 주식 1만주를 평균매입단가 8만 3800원에 사들였다. 또 이달 들어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과 경영지원실장(CFO)인 최윤호 사장 등이 6일 나란히 5000주씩(평균매입단가 8만 1700원)을 매입했다. 삼성전자 실적의 양대 견인차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장과 회사 살림을 책임지는 CFO까지 회사 주식을 연이어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 김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은 6조 1007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 6295억원, 1조 5167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 나스닥 급락과 세계 1위 파운드리 대만 TSMC의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 12일 이후 7만원 대로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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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주가 상승과 하락이 모두 나타나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에 이어진 삼성전자 CEO들의 릴레이 자사주 매입 당시에는 주가가 오히려 1년 가량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정점이던 2017년 11월 1일 5만 7220원(액면분할 전 286만 1000원)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에 당시 김 부회장과 고 사장, CE(소비자가전)부문장인 김현석 사장, 메모리사업부장 진교영 사장,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 파운드리사업부장 정은승 사장까지 경영진 대부분이 2017년 12월 말부터 2018년 1월 초까지 릴레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2017년 11월 1일 최고점 이후 2019년 1월 4일(3만 7450원)까지 1년 2개월간 34.6%나 하락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의 상승을 예상한 것이라기보다는 위기 국면에서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정도로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