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을 지낸 홍 회장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남긴 두 번째 에세이에서 “2019년 가을, 큰딸이 마약을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같은 시기, 중병을 앓고 계셨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 되었다. 아내와 둘째 딸과 막내아들은 모두 미국에 있었고, 큰딸은 검찰 조사 후 누나 집에 머물고 있었다”며 “나는 홀로 집에서 두문불출했다. 화상회의로 회사 일을 보고, 딸과 시간을 보내며 재판에 대비하고, 부모님이 계신 병동을 오가는 게 일상의 전부였고, 간혹 절친한 친구들의 얼굴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해를 넘기자 코로나가 확산되며 내 자발적 ‘가택연금’은 장기화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상을 전한 홍 회장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고 했다.
홍 회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에세이 게재 사실을 알리며 “대형 사건과 자발적 가택연금으로 시작된 올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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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부터 지난해 9월 귀국하기 직전까지 미국 등지에서 마약류를 3차례 사들여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12월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정종관 이승철 이병희 부장판사) 역시 지난 6월 같은 형량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마약 사건과 비해 형량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고법·지법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 1심 판결을 언급하며 “최근 곰돌이 인형에 대마를 밀수한 마약사범 형량과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홍씨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며 “피고인은 투약도 많이 하고, LSD를 밀반입하기까지 했는데 형량이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들쭉날쭉한 양형은 국민 정서에 반한다”며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나 정치활동 재개에 “뜻이 없다”고 선을 그은 홍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에세이 연재를 시작했다.
그는 에세이에 대해 “10년간 SNS에 올린 글을 하나씩 골라 짧은 이야기를 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