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첫 재판 유아인 "심려끼쳐 죄송"…대마 흡연 외 혐의 부인[종합]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배우 유아인이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첫 재판에 출석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지귀연)는 12일 오전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아인과 측근 최모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출석한 유아인은 재판에 앞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을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설명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분들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힌 채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유아인과 측근 최모 씨는 각각 따로 법정에 입장했다.

이날 첫 재판은 공소사실에 대한 확인 및 유아인과 최모 씨 측 변호인단의 원론적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끝났다.

유아인과 최모 씨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부에 “증거기록에 대한 열람 마무리가 덜 됐다. 저희가 생각한 양보다 열람해야 할 양이 2배 이상”이라며 “열람조사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사건 사실관계나 이런 것들에 대해선 추후 의견서를 통해 말씀드려야 할 듯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날 첫 재판에서 유아인과 최모 씨는 따로 법정 진술을 하지 않았다. 유아인의 변호인 측은 다만 “원론적 입장만 먼저 드리면 피고인들이 공동범행인 공소사실에서 대마 흡연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대마 흡연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마약률 관리법 위반 방조, 해외 도피 등의 혐의는 전반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고 재차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 “프로포폴 투약 사실과 관련된 부분 외에 또 다른 약물들의 투약 혐의들은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깊이있게 조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은 증거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후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저희가 증거기록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 안에 진술도 많이 들어있는 걸로 알고 주변 인물들도 많은 걸로 알아서 저희로서는 재판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 의견서 제출 이후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하다”고도 요청했다.

또 대마 흡연 외에 대마를 수수하고, 대마 흡연을 교사한 혐의 역시 “공소사실을 조명하기에 제대로 혐의가 드러나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유아인은 재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공소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앞으로 있을 재판 과정을 통해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달 14일 이들의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 측 법률대리인이 재판부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기일이 미뤄진 동안 유아인 측은 기존에 법률대리를 수행하던 인피니티 법률사무소를 변호인단에서 제외, 4명의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첫 공판을 앞두고 법무법인 해광 변호인단을 추가 선임했다. 추가해 꾸려진 최종 변호인단은 고등법원 부장판사부터 대검찰청 마약 과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 등이 포함된 초호화 라인업으로도 주목받았다.

유아인 변호인 측의 요청에 따라 이날 첫 재판은 약 20분 만에 짧게 마쳤다. 다음 공판 기일은 2024년 1월 23일이 될 예정이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대마, 코카인, 졸피뎀, 알프라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으로 처방받아 구매한 혐의도 포함됐다.

유아인과 공동 범행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인 최모 씨는 유아인과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 수사에 연루된 지인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 자신의 명의로 유아인이 수면제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방조한 혐의 등이다.

경찰은 유아인에게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유아인에게 대마, 향정, 대마교사, 증거인멸교사, 의료법위반, 사기, 국민건강보험법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 8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