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개돼지를 키워"…초등학생 울린 교사의 막말

경남경찰청 사건 조사 착수…막말 등 아동학대 혐의 검토
A교사 "제정신 아니었다" 초등학생들에게 선처 구해
학교, 피해 아동들 심리치료 지원하기로
  • 등록 2022-10-26 오전 9:41:38

    수정 2022-10-26 오전 10:33:47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전체 학생 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 경상남도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막말을 일삼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폭언과 욕설 피해를 입은 12살 초등학생이 남긴 진술서 일부 (사진=연합뉴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교사 A씨의 막말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등교 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학교는 현재 5학년이 한 학급이며 학생 수도 12명에 불과하다.

학부모가 공개한 학생들의 진술서에는 A교사의 막말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12살에 불과한 초등학생들을 ‘새끼’라고 지칭한 것은 물론 ‘부모를 학교에 데리고 오면 교권 침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밖에도 A 교사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너를 싫어해서 괴물로 키우는 것이다” “너희들보고 개XX라고 한 이유는 개가 요즘 사람보다 잘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너희 부모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1학년보다 공부 못하는 XX들” 등 욕설을 여러번 자행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히 진술서를 작성한 한 초등학생은 A 교사의 ‘애인이 있으면 휴대폰과 화장품을 책상 위에 놔둬도 된다’는 지시에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A교사는 5학년 학급 담임 선생님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들은 A교사와 학급 관리에 소홀했던 5학년 담임 선생님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며 교직을 내려놓으라고 항의했다.

이에 학교장은 학부모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A 교사와 5학년 담임을 2개월 병가 조치 후 다른 학교로 전근하겠다”며 “36년 교직 생활 동안 처음 겪는 일이고 너무 충격적이다. A 교사는 평소 성실하고 자기 반 아이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교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후 A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깊이 반성한다. 부모를 폄훼하는 말을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더 반성하고 공부해서 다시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 애들이 용서해줄 동안 학교를 쉬겠다. 다시 기회를 줄 수 없겠나”라며 선처를 바랐다.

그러나 그간 폭언과 욕설에 시달려온 아이들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알려졌다.

경찰과 해당 군청은 A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심리치료에 들어갔으며 등교 여부는 논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처음 접수된 경찰서가 3급서여서, 경찰서에서는 초동조치만 했다”며 “이날부터는 경남경찰청이 사건을 맡아 처리한다. 교사의 막말 여부 등을 폭넓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 앞둔 쌍둥이 판다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