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파리 올림픽 앞두고...똥물 뒤집어 쓴 마크롱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00년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파리 시민들 사이에서 ‘센강에 똥을 싸자’ 캠페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에도 파리 센강 수질 문제가 제기됐지만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시태크 ‘센 강에 똥을 싸자(JeChieDansLaSeineLe23Juin)’가 달린 게시물. (사진=엑스 캡처)

2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6월 23일에 센강에서 똥을 싸자’라는 뜻의 해시태그 ‘JeChieDansLaSeineLe23Juin’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6월 23일은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센강의 수질이 문제 없다며 직접 수영을 하겠다고 약속한 날이다.

센강은 파리를 관통하는 강으로 이번 올림픽 기간에는 철인3종 경기와 수영 일부 종목이 열릴 예정이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예술작품에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노숙자들이 용변을 보거나 인근 음식점에서 폐수를 버리는 등 수질 오염이 상당하다. 특시 산업화 이후인 1923년 이후에는 수질 오염으로 수영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프랑스는 거대한 물탱크 ‘오스텔리츠 분지’를 만들어 센강의 물을 끌어와 정화하는 등 8년간 14억 유로(약 2조 826억원)를 투입해 수질 개선에 힘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센강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며 직접 수영을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시민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강물 정화에만 신경쓸 뿐, 대다수 파리 시민들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실질적인 수질 개선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폭우로 철인3종 수영 경기 출발선 인근에서 대장균 수치가 평소보다 3배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는 파리 각 지역에서 배변을 했을 때 언제 센강의 중심부로 오물이 도달하는지 알려주는 계산식도 등장한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이 쓰레기로 뒤덮인 센강에서 오물을 뒤집어쓰고 서 있는 모습의 AI(인공지능) 합성사진까지 공유되고 있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익명의 프로그래머는 매체에 “우리는 버려진 느낌이다. 그들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있다”라며 “시는 강물 정화에만 신경 쓸 뿐 시민들의 삶은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