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의 아버지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들의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달 22일, 보름이 지났지만 이 씨의 아버지를 포함한 유가족은 아직 이 씨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제 아이가 이렇게 되기까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 두 사람 중의 한 명은 진심 어린 사죄를 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은 자기는 그런 것을 한 적이 없다면서 지금 발뺌하고 있기 때문에 (아들이) 눈을 아직 못 감았다”고 했다.
이 씨는 군 복무 뒤 복학을 앞두고 아버지의 일터에서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그 현장에서 이 씨는 아버지가 8년 동안 근무했지만 한 번도 투입된 적 없는 개방형 컨테이너 해체작업에 보조로 투입됐다가 컨테이너 상판이 떨어지면서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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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장 책임자가 무전기로 윗선에다가 ‘큰일났다. 119 와야 할 것 같다’고 보고를 했다. 이 무전을 받은 김 모 대리가 현장으로 달려간다. 보니까 애가 그렇게 되고 상황이 그러니 먼저 119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신고하지 않고 또 다른 윗선, 사무실에 있는 김 모 대리한테 전화를 한다. 그 전화를 받은 김 모 대리가 119에 신고했다고 저한테 이야기하는 녹취 파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현장에) 같이 투입됐던 외국인 근로자도 꽝해서 보니까 제 아들이 깔려있었던 거다. 한국 사람들 보고 병원차 좀 불러라 하면서 제 아이가 깔려있던 그거를 들려고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직원들은 윗선에다가 현장 중계하듯이 보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또 이 씨가 쓰레기를 주우라는 지시가 없었는데 자진해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아이가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쓰레기를 주웠다 해도 사건의 본질은 회사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제 아이를 강인하게 키워보려고, 돈의 소중함이라든지… 그래서 애를 데리고 다녔던 거지 돈을 벌어오라고 데리고 다녔던 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결과는 제가 아이를 사지로 밀어 넣었다는 죄책감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가 항상 밥 먹던 회사 구내식당 자리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아버지, 절대 용서하지 말고 가라’고 소리 질렀다”고도 했다.
끝으로 그는 “더 이상의 산재 사망사고, 이 가슴 일들이 제 아이,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길 희망한다”며 “정말 여기에 관계됐던 사람들, 뼈아픈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두 번 다시는 이런 희생자 안 나오게끔 전부 다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 씨가 본래 업무가 아닌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까지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