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세대공존형 임대주택, 은평 혁신파크에 들어선다

[싱가포르=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첫 방문 일정으로 캄풍 애드미럴티, 풍골 에코타운 등 대표적 공공주택 단지를 찾아 세대공존형·도심형·에너지 절감형 등 ‘오세훈표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1호 공급지로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를 언급했다.

오세훈 시장은 민선8기 핵심 정책방향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4대 정책의 하나로 주거 분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체화하고 있다. 평소 싱가포르 주택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만큼 오 시장은 30일 하루 종일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봤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오후(현지시간)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의 커뮤니티 시설인 옥상공원을 걷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 시장은 싱가포르 북부에 위치한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에서 세대공존형 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기존 실버타운이 도시 외곽의 한적한 곳에 조성된 것과 달리,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10여 개의 공공주택 단지 한 가운데에 조성 돼 있다. 이곳에서는 인근에 거주하는 자녀가 수시로 부모를 방문해 안부를 챙기고, 자녀를 부모님 집 또는 건물 중층부에 위치한 보육시설에 맡기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또 종합병원과 공원, 커뮤니티시설, 쇼핑센터·은행·식당 등 편의시설이 층층이 배치돼 있어 노년층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서울시도 급속한 고령화와 아이돌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세대공존형 주택 ‘골드빌리지’(가칭)와 ‘3대 거주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골드빌리지는 주거·의료·편의시설이 갖춰진 공공형 주택이다. 자녀와 활발히 교류하도록 아이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 인근에 조성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복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은평 서울혁신파크를 생각하고 있다”며 “어르신들 주거 100~200가구 정도와 근처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과 각종 커뮤니티 시설, 자녀 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 100~200가구를 함께 넣는 세대통합형 주거단지를 실험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3대 거주형 주택은 한 집이지만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각각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특수한 주택평면을 개발해 재건축을 앞둔 하계5단지에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현지시간) HDB 주택전시관에서 탄 멍 두이 싱가포르 주택개발청장으로부터 HDB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서울시)

“‘고품질 임대주택’, 서울 도심에 과감히 지을 것”

공공주택 전시관을 찾은 오 시장은 주택개발청이 지난해 시작한 PLH(Prime Location Housing) 모델을 살피며 서울 도심에 고품질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PHL은 도심 등 접근성 좋은 입지에 중·저임금 근로자가 부담가능한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직주근접 아파트를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오 시장은 “저소득 도시근로자를 위해 값비싼 아파트 사이 과감하게 공공주택을 조성해 공급하는 PLH 모델의 취지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있다”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도시 외곽이 아닌 도심·역세권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풍골 에코타운도 방문했다. 이곳은 좁은 국토와 인구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버추얼싱가포르’ 프로젝트의 하나로 조성된 신도시다. 공동주택단지 계획 단계부터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에너지, 물 소비와 폐기물 배출 저감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재개발·재건축이나 도심 개발에 이같은 친환경·스마트 인프라를 적용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앞으로의 임대주택은 실제 시민의 삶을 고려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