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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장 비싼 ‘노란 호박’을 땄다. 54억 5000만원짜리다. 미술품 경매장에서 팔려나간 쿠사마 야요이(92)의 ‘호박’(Pumpkin·1981)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연 서울옥션 ‘윈터세일’에서 ‘호박’은 시작가 52억원에 출발해 54억 5000만원을 부른 현장응찰자에게 낙찰됐다. 52억원부터 1억원씩 호가를 올린 작품은 54억원까지 이른 뒤 “5000만원만 올려달라!”고 요청한 응찰자의 의사를 반영했고, 그것이 그대로 낙찰가가 됐다. 무한히 뻗어나가는 점과 선의 확장성을 노란색 호박에 입힌 작품은 ‘별도문의’의 추정가가 54억∼80억원으로 공개되며 경매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또 하나의 기록은 ‘활황’도 모자라 ‘불장’으로 치닫고 있는 올해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모든 작품 중 최고가를 쓴 낙찰작이 됐다는 것. 이제껏 올해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의 기록은 지난 5월 케이옥션에서 42억원에 팔린 마르크 샤갈의 ‘생 폴 드방스의 정원’(Les Jardins de Saint Paul·1973)이 가졌더랬다.
한편 최근 쿠사마 작품을 다량 수집해 세간에 화제를 모은 ‘수학 1타강사’ 현우진(34)의 행보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렸다. 현 씨는 올해 쿠사마의 바로 그 ‘굵직굵직한 작품’을 모조리 사들인 인물이다. 3월에 낙찰받은 ‘인피니트 네트’(23억원)를 시작으로, 6월에 낙찰받은 ‘실버네트’(29억원), 7월의 ‘인피니트 네트’(31억원), 지난달 ‘골드스카이 네트’(36억 5000만원)까지 총액으로만 119억 5000만원어치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호박’의 낙찰자는 현 씨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