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키워보셨나요?"…초등 입학 앞당긴다 정책에 부모들 '답답'

정부, 교육격차·저출산 해소 위해 7세 입학 추진
학부모 사이 '탁상행정' 비판 쏟아져
7세 아동 발달상황부터 보육공백 등 현장 고려 없다 비판
  • 등록 2022-07-30 오후 1:55:39

    수정 2022-07-30 오후 3:18:04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가 저출산을 해소하고 유아 단계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5세로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아이를 보육하는 학부모들이 모인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는 만 5세의 발달 상황이나 초등학교 1학년의 교육상황, 학부모의 보육 환경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는 이번 대책이 맞벌이 부부들의 보육 어려움을 가중해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초등학교 조기 입학 시행 내용을 담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현재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2019년에 태어난 아이들 일부부터 한국 나이로 8세가 아닌 7세에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정부는 학교에 입학하는 나이를 낮추면 영유아 단계의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고 학교 졸업 시기를 앞당겨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계획에 정작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모습
우선은 만 5세 아이들의 발달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치원 교사인 이지영(가명) 씨는 “미취학 아이들은 불과 몇 개월 차이도 발달 정도의 차가 매우 크다”며 “혼자 화장실 큰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집중력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맞벌이 부부들의 우려도 크다. 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은 수업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비해 일찍 끝나는 데다 방학도 길어 보육 공백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맞벌이 부부는 돌봄교실을 활용할 수 있다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원한다고 모두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만 5세의 경우 길을 찾거나 하는 것에 아직 미숙한 나이일 수 있어 아이 혼자서 방과 후 시간을 학원 등으로 이동하며 보내기도 쉽지 않다.

만 2세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교육이 점점 더 좋아지면 돌봄교실을 이용하며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막막해졌다”고 토로했다.

한편에서는 제도 추진 전에 만 5세 아이들의 학교 입학을 위한 제도 보완과 교육 프로그램 변경 등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지원이 선행돼야 사회적 합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이미 12월생으로 유치원에서조차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느리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의 과정도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라며 “한 살 어린 아이들에게 지금의 과정을 그대로 가르치겠다고 하면 누가 이를 받아들이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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