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로 잼버리 퇴영한 게 배신? 우리가 당했다"

  • 등록 2023-08-07 오전 9:09:25

    수정 2023-08-07 오전 9:09:2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했던 전북지역 스카우트 일부 대원들이 성범죄 부실대응을 이유로 조기 퇴소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단장은 “지도자가 결정을 내렸지만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 (아쉬워서) 우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국가적 배신을 했다’라고 표현하셨는데, 저희가 배신을 받은(당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맞받았다.

김 단장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신 의원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희는 아이들 돌보느라고 정치에 대해서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지도자들은 무엇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다. 지원받은 것도 없고 자비를 내고 참가했다. 그런 상황을 모르니까 그런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관심 안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전북연맹 제900단의 세계잼버리대회 조기 퇴영은 최악의 국민배신 망동(妄動)”이라며 “조기 퇴영 결정은 단순히 파렴치, 무책임 등의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反) 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 대회의 불상사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야권은 어제(5일)부터 적반하장의 주특기를 발휘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으로 호도하기 위한 정치공세를 본격화했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라도 야권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에서 이번 전북연맹의 석연치 않은 조기 퇴영 결정에 개입했다면 결단코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이번 전북연맹이 저지른 최악의 국민 배신행위 뒤에 거대한 반(反) 대한민국 카르텔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규명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6일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연맹 지도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전북지역 스카우트 일부 대원들은 전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로 들어온 30~40대 추정 태국 남성 지도자를 붙잡아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피해 대원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등 영지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혀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직위와 여성가족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대원 (수)에 비해 샤워장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일단 대원들을 먼저 샤워시킨 후에 새벽 5시에 지도자들이 이용했다. 그런데 남자 목소리 비슷한 인기척을 들었다고 한다. 침을 뱉는 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때마침 대원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이 놀랄까 봐 수습한 후에 조용히 나갔다고 한다. 고개를 숙여서 보니까 남자 다리였고, 지나가는 남성 대장이 계셔서 (그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적 차이’라는 해명에 더 화가 났다고 했다. 남녀 샤워실 구분도 영문과 화살표, 색깔 등으로 충분히 표시해놨기 때문에 헷갈릴 수 없다는 게 김 단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저희가 계속 (격리를) 요구했다. 놀란 아이들이 많이 있으니까 최소한 저희 영지와 그쪽 영지를 멀리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저희가 항의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이 ‘112에 신고하세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신고했는데 저희한테 결과가 들어온 게 없었다. 궁금해서 어떻게 됐느냐고 했더니 경고 조치로 끝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김 단장은 천으로 돼 있는 샤워장 칸막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태국) 지도자가 언제부터 그 안에 있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저희 지도자들이 그것을 알았을 때 그 누구도 대원들만 샤워장에 보낼 수 없었다”며 “그런 상황을 며칠 지켜보고 있었다. 거기에 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단장은 “지금 현 정부 전 정부 탓하고 있는데, 잘잘못 따질 시간 없다. 그러다가 잼버리 끝난다. 그렇게 되면 정말로 국제적 망신이 되는 거다”라며 “저희가 국제적 망신시킨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조속하게 성범죄자에 대해서 강제추방 내지는 어떤 별도의 격리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이들 굉장히 힘들어한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싸우지 말고 현장에 가보셨으면 좋겠다. 앉아 계시지 말고 현장에 가셔서 직접 눈으로 보시고 들어보시면 답이 나올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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