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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에 따르면 표씨에게 전화를 건 가해자 A씨는 피해자인 표씨를 회유하거나, 학교 폭력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의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표씨를 위해 동급생들이 모아 제출한 진술서를 운운하며 표씨를 나무라기도 했다.
가해자 A씨는 “네가 스토커 같다고 느끼긴 했는데 지금은 좀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했다”면서 “궁금한 건 물을 수 있지 않냐”고 운을 뗐다. 표씨가 동창생들로부터 받은 학교폭력 진술서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 것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모든 방관자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진술자 모두의 익명성을 보장한다. 만약 어길 시 어떠한 민 형사적 책임을 지겠다’”며 진술서 내용을 읊었다. 그는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했는데, 익명성이 보장이 안 됐을 때 어떠한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받는다고 하고 도장을 두 번이나 찍었다”면서 “이걸 안 지키면 네가 법적 책임을 받는 게 맞냐”고 덧붙였다.
표씨가 “(익명으로 공개된 진술서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면 내가 왜 그 책임을 물어야 하냐”고 반문하자, A씨는 “진짜 나는 안타까워서 자꾸 얘기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나는 진짜 네가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표씨를 회유했다.
또한 A씨는 “꼬투리 잡고 싶은 마음도 없고 네가 자꾸 다른 애들한테 연락한 것도 다 알고 있다. 너도 알겠지만 드라마를 보고 선 넘는다는 말이 너무 많다”며 “그래서 나는 진짜로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최근 학교폭력의 실상을 수면위로 꺼내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고 표씨가 나섰다고 추정하는 모양새다.
A씨는 “12년 동안 한 아이를 그렇게 괴롭히면 기억이 안 날 수 있냐”는 표씨의 질문에 “정말 미안한데 우리는 너랑 같은 학교 나온 걸 기억 못 한다”며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표씨는 최근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A씨는 폭력을 주도한 가해자 3명 중 한 명이다. 방송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표씨가 앉아있는 책상을 세게 차거나 표씨의 얼굴을 변기에 밀어 넣기도 했다.
현재 표씨는 학교폭력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고 국회국민동의청원을 올린 상태다.
8일 오후 7시께에는 유튜브 채널에 한 가해자의 부친과 대화한 녹음본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