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연고가 없는 이주민인 외국인 여성 A씨가 딸 아름이(가명·5)의 장례식장에서 경향신문을 통해 한 말이다.
20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A씨의 남편인 60대 남성 B씨와 아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에게 ‘네가 나와 딸을 죽이는구나’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A씨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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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아내 A씨와 아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급기야 A씨의 목을 졸랐다. 참다못한 A씨는 남편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한 뒤 별거에 들어갔다.
경찰은 조사 결과 B씨가 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지난 7월 법원이 보호처분을 내리는 ‘가정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금요일인 지난 15일 아름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어린이집에 찾아갔고, 그날이 아름이의 마지막 하원이 됐다.
아름이의 빈소는 결혼 이민자인 A씨의 한국 적응을 도와온 복지사들과 인천이주여성센터의 긴급 모금으로 차려졌다.
빈소에서도 딸이 입던 옷을 품에 안고 놓지 못한 A씨는 “아름이에게 좋은 가족을 만들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었지만 딸의 비자 문제 등 이주민이라는 신분과 가정폭력 신고 이후 남편의 보복 가능성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름이가 평소 “아빠 무섭다”, “(아빠에게) 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친권자인 B씨의 만남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등 이번 사건은 이미 예고된 비극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