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머리 없고 말도 안통하는 가사도우미 잘라야 할까요[박재성의 아웃사이트]

한국과 근로 문화 차이 불가피
감정적 대응은 사법적 리스크 될수도
  • 등록 2022-12-11 오전 10:00:00

    수정 2022-12-11 오전 10:00:00

[박재성 ㈜STX 에너지사업팀장] 개발도상국에 대한 이야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가사 도우미 이야기일 겁니다. “일 센스·눈치도 부족하고 말귀 못 알아듣는다. 정(情)도 의리도 없다. 시간개념 없고 정직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 절도·신고 등으로 안 좋게 끝나기도 한다” 등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입니다.

해외지사를 운영하며 겪는 직원관리 애로와 유사합니다. 개발도상국 직원 관리에 대해 나름의 방식으로 터득한 4가지 방식을 공유합니다.

첫째, 업무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센스·눈치·말귀를 포함해 고용주가 원하는 만큼은 어렵습니다. 가사도우미 급여는 조건 따라 상이하나 10만원~30만원대 정도를 보입니다. 도우미 본인 가족을 보살피는 경우에는 스스로 사용가능한 금액이 더 적어집니다. 국가 경제수준 및 어려운 가정형편에 교육을 받기도 쉽지 않았기에 수용하는 급여 수준입니다. 이런 베이스에서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경험과 배움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가령 고급 의류를 세심하게 다뤄보지 않은 가사도우미에게 해당 빨래를 맡기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거죠. 현지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와는 교육, 업무 경험 수준이 다르고 문화 차이도 있습니다.

둘째, 우리식의 정(情)이나 의리를 바라면 안됩니다. 한국의 정은 독특한 문화라서 외국인에게 설명이 무척 어렵습니다. 설명조차 어려운 개념이 현지에서 구현되길 바라면 부정적 감정만 키울 뿐입니다. 때때로 현지 직원이나 가사도우미를 통해 정을 느꼈다고도 합니다. 고용주·보스의 여러가지 마음 씀씀이를 접하며 좋은 감정과 고마움을 느끼는 직원. 그 마음을 언어·표정·행동 등으로 전하는 것은 타국에서도 인지상정입니다. 다만 이 부분이 ‘한국식 정’일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개도국 현지 직원은 배려해주는 보스에게 고마움과 존경을 표할지라도 보너스는 본인이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람을 변화시려다 감정의 골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개념이해 및 관계설정이 안 잡히는 변하지 않는 사람. 그들에게 어설프게 감정적 훈계를 하거나 또다른 기회를 주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더 이상 현지 직원에게 화를 낼 부분이 아닙니다. 고용주 스스로가 적시에 정리하지 못한 것이 잘못일 뿐입니다.

넷째, 법적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관계를 정리할 때는 이성적이어야 합니다. 계약을 잘 마무리하듯이 고용계약 및 노동법 등에 근거하여 퇴직금 및 필요 서류 서명 받는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정리해야 합니다. 감정에 치우치거나 필요 없는 고자세를 취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베트남 속담에 ‘은혜는 안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위 말해 해코지할 수 있고 관공서에 부당함을 신고함으로써 번거로운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헤어질 때에는 계산된 손해와 부정적 감정을 제쳐두고 그냥 뒤끝 여지없이 담백하게 정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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