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모(29)씨는 대학 시절 알던 지인에게 최근 생일선물을 받고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5년 넘게 연락도 없이 지냈는데 다른 친구들도 같은 연락을 받았다는 소리를 듣자 ‘결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한씨는 “이후에 지인이 갑자기 ‘단톡방’을 만들어서 오랜만에 모임을 갖자고 하더니 한 달 뒤에 청첩장을 주더라”며 “안 그래도 지갑 사정이 빠듯하고 축의금 기준도 올랐다고 하는데 기분이 너무 별로였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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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최근 적정 축의금에 대한 다양한 설문조사도 나오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 인크루트가 대학생·구직자·직장인 등 1177명을 대상으로 결혼식 축의금 적정 액수를 설문 조사한 결과 알고 지내는 동료에겐 5만원, 친한 사이엔 10만원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같은 팀이지만 덜 친하고 협업할 때만 마주하는 직장 동료’는 5만원을 한다는 응답이 65.1%에 달했다. ‘사적으로도 자주 소통하는 직장 동료(전 직장 포함)’와 ‘거의 매일 연락하고 만남이 잦은 친구 또는 지인’은 각각 63.6%, 36.1%로 10만원이 가장 적정하다는 응답을 보였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적절한 평균 축의금은 7만 8900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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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식대’를 기준으로 축의금을 내는 것이 객관적일 수 있다며, 돈을 마음의 기준으로 삼는 결혼식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은 청첩장을 줄 때부터 올 건지 먼저 물어보기도 하는데, 식대를 생각하면 안 가고 5만원을 내는 것도 방법”이라며 “결혼식에 보통 고가의 비용을 들이는 데 합리적이지 않은 소비로 사치스러운 결혼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